'노무현 정신' 꺼내든 주호영과 박민식
민주당 16년 전 일 상기시키며 반발
"자신들 편만 챙기는 '친문 정신'만 남아"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를 향한 야당의 비토 정서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정당을 중심으로 오히려 '노무현 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입에 담지 말라며 16년 전 일까지 꺼내 들었다. 반면 야당은 민주당에서 '노무현 정신'이 사라지고 '친문(문재인 대통령) 정신'만 남았다는 비판으로 받아쳤다.
'노무현 정신' 꺼내든 주호영과 박민식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대한민국의 공화정이 위기에 처해 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을 소환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법치,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아들 구속을 지켜보기만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직에 있을 때 큰아들이 기소되고 둘째, 셋째 아들이 구속되는 충격을 견뎌내야 했다"며 '호랑이 같은 가신들을 앞장세워 윤석열 검찰총장을 감찰해서 쫓아내고, 아들 수사팀 해체시키는 꼼수를 몰라서 안 했던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한 번 더 생각해 보십시오. 그게 당신이 가고자 하는 길인가?"라고 물으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담담히 받아들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울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박민식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연일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가덕도 신공항을 '노무현 공항'으로 하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의 발언과 관련해 "작은 비석 하나만 남기라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를 조국 전 장관은 꼭 읽어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노무현 공항' 운운하며, '노무현 팔이'로 재미 볼 생각만 말고, (검찰개혁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정한 뜻을 따라 국민에게 속 시원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發 '노무현 정신' 소환에 여권 반발
야당에서 연일 '노무현 정신'이 소환되자 여당은 원색적인 비판을 내놓기 시작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04년 주호영 원내대표가 '환생경제'라는 연극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을 언급하며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 온갖 욕설을 퍼붓고 비하하고 조롱했던 사람이, 감히 누구를 언급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환생경제’라는 연극으로 노 대통령님을 얼마나 추잡스럽고 비열하게 희롱했는가"라고 반발했다.
박민식 전 의원이 지난달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민식 전 의원이 지난달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야권에선 이 같은 정부여당의 움직임을 두고 자신들의 편만 생기는 '친문 정신'이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주의 타파와 탈권위 등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한 움직임보다 자신의 편에게만 줄 대기 위한 공수처 설립, 윤석열 총장 찍어 내리기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대통령 임기 당시에는 여야 간의 다툼과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것 아닌가"라며 "'노무현 정신'을 지키지도 않고 '친문 정신'만 만들고 있는 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처럼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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