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또 ‘현금 지원’ 경쟁…내년 설 이전 지급 가능성

與, 내년도 예비비 2~3조 늘려 3.5조…野는 3.6조 규모
"국채 발행으로 재원 마련" vs "K뉴딜 예산 깎아서 지급"
국가채무 한계인데…예산 증액땐 재정건전성 악화 불가피
27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공실 상가의 모습.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27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공실 상가의 모습.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을 또 주자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가 ‘내년도 정부 예산으로 선별지급한다’는 커다란 원칙에 공감대를 이뤄 내년 2월 설 연휴 이전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원 규모는 ‘최소 3조5000억원 이상’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소상공인 100만~200만원 검토
3차 지원금 점점 불어나 4조 육박…與 "빚내 조달" vs 野 "예산 감액"

27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자영업자, 중소기업, 저소득계층 등에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2조~3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던 지원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필요한 재원은 내년도 본예산 내 목적예비비(5조4000억원)를 2조~3조원가량 증액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비비 중 재난 지원 등으로 용처가 정해진 예비비는 3조8000억원. 민주당은 예비비를 2조~3조원 늘리면 3조5000억원가량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기재부가 현재 초안을 짜는 초기 단계”라며 “전체 규모와 지원 대상, 방식 등은 당정 협의 등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방안은 국민의힘이 지난 24일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3조6000억원) 규모와도 비슷하다. 국민의힘 측은 여기에 더해 △초·중·고교 돌봄 지원금(1조6000억원)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금 인상(1조1000억원)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생계지원금(3500억원) 등도 주자고 주장한다.

정치권에선 신속한 지원을 위해 지난 9월 여야가 합의한 4차 추가경정예산 당시 지원금 지급 대상과 방식을 준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정부는 매출이 감소하거나 영업 제한 명령 등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100만~200만원씩 총 3조9000억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또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 중학생 등에게 1인당 15만~20만원의 특별돌봄 지원금(총 1조8000억원)도 나눠줬다. 이런 지원금까지 포함되면 민생 지원금 총액은 5조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장 피해가 큰 업종에 긴급 지원과 위기 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각종 코로나19 지원금을 나눠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민주당 “재원 조달 위해 빚 더 늘리자”
재원 조달 방안은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재난지원금 재원을 위해 2021년 본예산 총액(555조8000억원)을 증액하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기존 예산을 감액한 후 이 돈으로 재난지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그 어느 때보다 감액도 증액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맞춤형피해지원금은 그 전체를 또는 대부분을 순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피해지원금을 국채 발행 같은 빚으로 마련하자는 취지의 발언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내년 본예산 중 89조7000억원(16%)을 이미 적자국채로 조달해야해 재정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한국형 뉴딜 등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면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도 예산 총액을 늘리는 방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안팎에선 전체 정부 예산안의 1% 안팎인 5조~6조원은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감액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본예산 총액이 국회에서 증액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내년 서울·부산 보궐선거, 후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선심성 지원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소득 하위 50%인 약 1000만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주되 소득에 따라 지원 액수를 차등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20일 SNS를 통해 “지역화폐로 전 국민에게 100만원씩 지급하자”고 요구했다.

좌동욱/김소현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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