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강선우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무고죄는 어떻게 밝히나요? 최소한의 방어권은 지켜줘야죠."

"왜 남녀갈등을 자꾸 조장하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지금같이 여성의 주장만으로 유죄가 되는 상황에서 저런 녹음파일조차 남기지 않으면 대체 남성들은 무슨 방법으로 자기를 방어합니까?"

"녹음 또한 불법촬영 영상과 마찬가지로 악용될 소지가 많으므로 법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인의 의원이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 상황을 녹음해도 성범죄로 처벌하도록 하는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힌 후 일부 남성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며 남녀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개정안은 몰래 녹음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고, 돈을 벌 목적으로 배포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했다.

현행법은 성관계를 동의 없이 촬영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지만, 단순 녹음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강 의원은 19일 해당 개정안 주요내용에 대해 "현행법은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반포한 자 및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성관계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휴대전화나 소형녹음기로 녹음하거나 유포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바, 이렇게 녹음된 음성파일 등은 불법영상물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리벤지포르노의 용도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이를 성폭력범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녹음기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음성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녹음하거나 반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물을 반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며,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음성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함으로써 신종 성폭력범죄에 대응하여 성폭력피해자의 보호를 강화하려는 것이다"라고 발의 이유를 전했다.

개정안에 게시된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에는 23일까지 약 2만2천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폭력특별법에서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수 있는 신체를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사자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음성을 녹음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할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타인에 당사간의 녹음은 포함되지 않는것으로 되어 있다"면서 "그렇다면 제3자의 녹음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녹음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불법성을 인정할수 없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성폭력 특별법상의 불법촬영죄와 통신비밀보호법상의 당사자간의 녹음은 통신비밀침해가 아니라는 상반된 결과를 선결과제로 해결해야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관계 몰래 녹음 안 돼" vs "무고죄 어떻게 방어" 갈등 팽팽

대부분의 여성들은 "성적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성관계 녹음은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며 찬성의 목소리를 냈다. "N번방 사태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모방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성관계 시 녹음이 허용되면 어떻게 악용될지 눈에 선하다. 약자의 입장에서 고려해주시기 바란다"는 요청도 있었다.

반면 반대하는 이들은 "현재 여성이 남성에게 강간으로 고소를 했을 때 남자가 강간인지 아닌지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관계 당시 녹음이다"라며 "관계 당시의 녹음이 아닌 관계 전의 합의 완료여도 여성이 관계 당시에 갑작스럽게 폭력적으로 변했고 강간을 당했다라고 하면 남성은 무조건 패소할 수 밖에 없다. 이 법안의 녹음을 법원이 아닌 다른곳에 유포한다면 그것은 범죄가 맞다. 하지만 남성도 본인이 떳떳하다고 증명할 수 있는 관계시 녹음까지 법으로 막는다면 앞으로 무고한 남성은 무슨 수로 자신이 강간을 하지 않았다는것을 입증하나"라는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이같은 상황과 관련해 법무법인 하신의 김 모 변호사는 성범죄자가 될 뻔한 한 남성의 사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변호사는 한경닷컴에 "민주당에서 성관계시 상대방의 동의없는 녹음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들었다. 이와 관련해 제가 경험한 사건을 들려드리겠다"고 입을 뗐다.

그에 따르면 "우연히 국선사건을 수임했다. 한 남성이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었다. 여성A 씨는 남자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지인인 B씨와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졌다. A 씨는 B 씨가 자리를 뜨자 남자친구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고 해바라기센터에 가서 피해자 조사까지 받았다. B 씨는 주거침입 강간으로 7년을 복역하고 나온 전과자였다. 수사기관은 A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B 씨를 체포했다. 교도소를 출소한 지 얼마 안된 B 씨는 재범으로 중형을 받을 위기였는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B 씨는 교도소에 있을때 다른 수형자들에게 성관계 시에는 무조건 녹음하라는 조언을 들었고 이날도 A 씨와의 모든 상황을 녹음해뒀다. 녹취에는 '오빠 너무 좋다. 너무 잘한다'는 여성의 목소리가 녹음돼 있었다. 만약 남성이 녹취파일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누가 B씨의 말을 믿어주었겠는가"라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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