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오늘 회동 주목
여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임명 지연에 따라 야당의 추천 권한을 없애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여야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예산심사와 정치 쟁점이 없는 민생법안까지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야당의 ‘총력 저지’ 태세에도 공수처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내달 2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수처장 추천에서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다. 이를 위해 오는 25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를 열어 개정안 논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의 칼을 빼든 것은 지난 18일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활동이 빈손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추천위가 야당의 반대로 최종 후보자 2인을 선정하지 못한 채 해산되자 여당은 즉시 개정안 추진 방침을 밝혔다.

여당 지도부의 의지도 확고하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공수처는 우리 국민이 20년 넘게 기다려온 시대적 과제이며 더는 기다리게 할 수 없다”며 민주당 법사위원들에게 공수처법 개정을 강력 주문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미 공수처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힘은 ‘결사항전’을 예고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국민의힘은 참고 또 참아왔다”며 “판을 엎겠다면 있는 힘을 다해 총력으로 저지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여당은 야당의 비토권 때문에 맘대로 되지 않으니, 법을 바꾸어 공수처로 가는 길에 레드카펫까지 깔려고 한다”며 “공수처의 무리한 급발진이 국회를 멈출 만큼 시급한 사안인지 여당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강경모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그동안 당 입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23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공수처장 추천을 포함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당 간 의견차가 워낙 커 당장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예산 심사, 민생 법안 처리 등 향후 국회 일정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민생 법안은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확대를 담은 고용보험법과 필수노동자보호지원법,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 등이다.

성상훈/김소현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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