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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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당 차원의 부동산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 정부의 부동산 실책(失策)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와 후년 대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희국(사진)·유경준 의원과 김현아 비대위 최고위원 등 당내 부동산 및 조세 전문가들을 만나 당 차원의 부동산 종합대책을 수립해 비대위에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비정상적인 현재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건설적인 대안을 유권자에게 제시해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게 당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22일 말했다. 국토교통부 2차관 출신이자 재선인 김희국 의원이 이 같은 부동산 종합대책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당 차원의 비전과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실체적인 대안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과 김 최고위원도 김 의원과 함께 부동산 대책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측은 지난 20일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과 ‘킥오프’ 미팅을 열고 대안 수립 마련에 착수했다.

김 의원은 “부동산 공급 대책, 조세 정책, 전월세 임대차 정책, 주택공급 확대에 따른 교통 대책 등 크게 네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시장 전문가들로부터 충실히 검증을 받은 뒤 비대위에 대안을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르면 다음달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달 초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뒤 전세 대란 등 부동산 문제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6일 ‘로또 청약’으로 비판받았던 과천지식정보타운 모델하우스를 직접 방문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사회주의를 꿈꾸고 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2012년 총선과 대선, 2016년 총선 당시 ‘경제민주화법’처럼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국감 때 공격을 집중한 라임·옵티머스 펀드 로비 의혹이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미복귀 의혹 사건 등이 지지율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의견도 당 지도부가 부동산 문제 부각에 집중하기로 한 데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국감이 한창이던 지난 10월 3, 4주차 때 27% 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전세대란 등이 부각되면서 당의 지지율은 지난주 29.5%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6.7%(10월 4주차)에서 지난주 32%로 하락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