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항해 ‘완벽한 봉쇄 장벽’을 언급하며 국경 봉쇄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완벽한 봉쇄장벽을’이라는 기사에서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 대비해 완벽한 봉쇄장벽을 구축해 나가는 것은 비상 방역전을 보다 강도높이 벌여나가는 데 중차대한 문제”라고 했다.

노동신문은 “우리의 영토, 영해, 영공에 구축된 봉쇄장벽은 조국보위, 인민보위의 성새이며 비상방역전선은 오늘의 총진군의 승리를 좌우하는 최전선”이라며 “조국의 안전과 인민의 안녕을 백방으로 사수하기 위하여서는 봉쇄장벽을 계속 철통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초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문도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 사소한 공간도 빠짐없이 찾아 철저히 차단하는 데 주되는 힘을 넣음으로써 우리의 방역 진지를 물 샐 틈 없이 다져나가야 한다”며 “정신력에서의 파공이 곧 봉쇄장벽의 파공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언제나 명심하고 초긴장 상태를 항시적으로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모든 성원이 순간이라도 방심한다면 방역장벽이 통째로 무너지고 조국과 인민의 안전에 위험이 조성된다”며 북한이 내부 실정에 맞는 방역기술을 연구하고, 국경·해상·휴전선 지역에서 방역 초소 구성원들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잇따라 철저한 방역 태세를 강조하며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주간 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29일 기준 북한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수가 6173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일주일 새 805명 늘어난 수치다.

‘공식적인’ 확진자 수는 0명이지만 북한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는 주장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일본 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7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이 문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우리나라(북한) 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걸 끝내 막지 못했다”는 발언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도 신간 <격노>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면서 “북한에서도 그들이 호되게 당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반북(反北) 단체인 ‘자유조선’도 지난 3월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한 성명서’라는 글을 통해 “북한 정권이 보고한 것과 달리 국내 전염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증상과 전염을 완화할 수 있는 적절한 과정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격리와 강화된 감시는 굶주림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더욱 억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타리크 아마드 영국 외교부 부장관은 20일(현지시간) ‘인권 우선국’에 대한 정부 성명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의 개선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코로나19 봉쇄로 주민의 제한된 이동의 자유가 더욱 축소됐다”고 발표했다. 아마드 부장관은 북한 정권이 이동, 직장, 견해, 신앙 등 주민 삶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제안국에 2년 연속 불참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16년째 매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돼왔다. 우리 정부는 이명박정부 임기 첫해인 2008년 공동제안국에 참여해 2018년까지 참여하다 지난해부터 불참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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