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페리 "바이든, 클린턴의 북핵해결 방안 계승해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사진)은 “다음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대북정책조정관 임명을 건의하겠다”고 18일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빌 클린턴 미 행정부 말기 대북(對北) 정책을 총괄하는 대북정책조정관을 맡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협상을 이끌었다.

페리 전 장관은 이날 이인영 통일부 장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한 화상 간담회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클린턴 정부 대북 정책기조를 계승·업그레이드해서 북핵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북정책조정관이던 1998년 북한 미사일 위기가 발생하자 ‘페리 프로세스’라고 불리는 북핵 문제 해결 로드맵을 만들었다. 대북 대화·포용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실패할 경우 군사 옵션 등 강경책을 사용한다는 게 골자다.

이 장관은 “김대중·클린턴 정부 간 협력에 기초했던 페리 프로세스를 교훈 삼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할 수 있도록 한·미가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오바마 3기’로 회귀할지, 아니면 ‘클린턴 3기’가 될지 관측이 무성한데, (대북 압박에 중점을 뒀던)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전략도, 정책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