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순국선열의 날 맞아 128명 포상…'강경화 시부' 이기을 교수도 포함
美의원단 방한 계기 만세운동 주도…故최종현 선생에 건국훈장
제81회 순국선열의 날(11월 17일)을 맞아 미국 의원단 방한을 계기로 독립 만세 운동을 주도한 최종현(1897년∼미상) 선생 등 독립유공자 총 128명에게 포상이 수여된다.

15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포상자는 훈격별로 건국훈장 44명(애국장 9, 애족장 35), 건국포장 8명, 대통령표창 76명 등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128명 중 5명이다.

전체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다.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는 최종현 선생은 1920년 9월 함남 원산에서 비밀결사 조직인 '일심단'(一心團) 단원으로 미국 의원단의 방한에 맞춰 수백 명이 참여하는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다.

당시 고인은 만세운동과 함께 경찰서 등 일제 기관을 공격하다 체포돼 징역 2년 6월을 받고 옥고를 치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환국하기 전까지 중국 중경에서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한 지경희(1911년∼미상) 선생에게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지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설립 이후 광복 시까지 활동한 7인의 여성 선출 의원 중 한 명으로, 광복을 전후해서 임시의정원의 직권을 정지하고 '통일적 임시의회에 권한을 봉환'하자고 제안하는 등 스스로 기득권을 내던지며 임시의정원 및 임시정부의 나아갈 길을 분명하게 제시했다고 보훈처는 평가했다.

조선인 관료의 민족모욕을 규탄하다가 고초를 겪고 순국한 김원석(1904∼1928년) 선생, 조선의용대와 한국광복군 대원이자 부부 독립운동가였던 한태은(1920∼2006) 선생 등에게도 각각 건국훈장 애국장과 애족장이 추서된다.

이 밖에 이번 포상자 명단에는 강경화 장관의 시아버지이자 일제 말기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에 가담한 이기을(1923∼2020) 연세대 명예교수도 대통령표창 서훈자로 포함됐다.

건국훈장·포장과 대통령표창은 17일 순국선열의 날 중앙기념식 및 지방자치단체 주관 기념식에서 유족에게 각각 수여될 예정이다.

한편,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분은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총 1만6천410명(여성 493명)이라고 보훈처는 전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독립운동 사료 수집 협업 체제를 공고히 하고, 국내외 소장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함으로써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더욱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