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통해 사실상 홍남기 재신임
김현미는 최장수 국토부 장관 기록 경신 중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홍남기·김현미·추미애 장관 해임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오히려 이들을 적극 감싸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1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해임을 요구한 국민청원에 "홍 총리를 비롯해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해 왔다"고 답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최근 사의를 표명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반려했다. 청와대의 국민청원 답변은 사실상 '홍 부총리를 해임할 사유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국민들의 협조와 헌신으로 한국은 가장 성공적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한 국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방역 모범국가에 이어 경제 모범국가를 만들어가는 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집값 폭등으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9월22일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현미 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김 장관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번이나 동의자 수가 2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하도록 돼 있다.

지난 3월 청원인은 "최근 검찰 인사에서 통상적 인사주기가 무시됐고,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가 생략됐으며 정권 실세에 대한 수사진의 전원교체가 이뤄졌다"며 추 장관을 해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검찰 인사에는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청와대는 "법무부는 현안사건 수사팀을 유지해 기존의 수사 및 공판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했다"며 "능력과 자질, 업무성과 등을 공정하게 평가하여 인사를 실시했다. 특정 성향이나 개인적 친분을 이유로 특혜성 인사를 하였던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추미애 장관을 감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 야권은 "이 정도로 특정 장관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심하다면 과거 정권에선 장관을 바꿔도 몇 번을 바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세 사람을 감싸고 있는 배경을 "홍남기·김현미를 교체한다는 것은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 된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 싫은 것"이라며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지금까지 해온 정책을 계속 추진하면 경제와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자기 확신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홍남기 부총리와 김현미 장관은 최근 전세난과 집값 폭등 원인을 세대분할·박근혜 정부·저금리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지난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전세난에 대해 "제도 변경에 따른 일시적 영향은 감내하고 참아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어떤 제도도 시행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정부가 추진한 정책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장성철 소장은 또 추미애 장관을 감싸는 이유에 대해서는 "추미애 장관이 정권 수사를 하는 검사들을 '탄압'하고 있다. 만약 추미애 장관이 물러나면 현 정권에 대한 수사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봤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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