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4일 “판문점은 9.19 남북 군사합의가 지켜지고 있는 합의 이행의 현장”이라며 판문점 내 남북한 자유 왕래를 제안했다.

이 장관은 이 날 경기도 파주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판문점 견학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중단된 지 1년여 만에 재개된다. 통일부는 판문점 견학 재개에 대비해 견학지원센터를 짓고 견학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 장관은 지난 6월 북한이 폭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복원에 대한 희망도 드러냈다. 이 장관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복원되고 재가동되기를 희망한다”며 “상시 소통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판문점 내 남북 자유왕래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판문점은 삼엄한 군사적 공간이었지만 남북 대화와 접촉의 창구이기도 하였다”며 “9.19 군사합의 통해 자유왕래에 합의한 바 있는 만큼 수 많은 사람이 넘나드는 평화의 길로 만들어낼 때”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라도 추진되어야 한다”며 “소규모 상봉이라도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미 계획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장관은 개표가 진행중인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문제 논의를 위해 미국에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상황을 보며 판단하도록 하자”며 말을 아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 열병식이나 미국 대선, 내년 초 북한의 8차 당대회 등 정치 일정을 통해 북측이 현상을 변동시킬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이 아직까지는 상황을 격화시키거나 파국으로 가는 것보다는 개선하는 쪽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개소식에는 이 장관을 비롯해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박정·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도성훈 인천 교육감, 페트릭 고샤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송 위원장은 “미국 대선이 끝나고 행정부 출범한 이후에도 북한도 자제하고 미국도 자제해 미·북 대화가 재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판문점을 찾는 시범견학단은 일반 국민과 취재진 20명 등 모두 80명으로 구성됐다. 통일부는 판문점 견학 신청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단체 단위(30~40명) 뿐만 아니라 개인·가족 단위(최대 5명)도 가능하도록 했다. 견학 신청도 최소 60일 전에 이뤄져야 했지만 이제는 2주 전까지 가능하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