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주장이 갈수록 엇갈리고 있다.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은 2주 만에 주장이 정반대로 뒤바뀌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지난 8일 라임 사태의 정관계 연결 고리로 지목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대표를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러다 16일 돌연 주장을 바꿨다. 그는 이날 옥중 입장문을 내고 “전관 출신 A변호사가 ‘여당 정치인과 강 전 수석을 잡아주면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1일 낸 2차 옥중 입장문에서는 자신의 증언까지 뒤집었다. 그는 “(이 대표와 강 전 수석) 둘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 본 적도 없고 (이 대표가) ‘잘 전달하고 나왔다’고 말을 명확하게 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25일 한 언론에 공개한 3차 옥중 입장문에서는 “라임 관련 여권 정치인은 단 한명도 연루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는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 나온 얘기와도 대치된다. 수원여객 자금 횡령 공범인 재무이사 김 모 씨는 지난 23일 재판에 나와 “김 전 회장이 ‘언론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야 한다’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사하을 지역위원장과 룸살롱에서 어울린 사진을 언론에 보내라고 해서 뿌렸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전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현직 검사들에게 로비했다’는 주장에도 의문점이 남아 있다. 그는 16일 낸 옥중 입장문에서 “A변호사를 통해 지난해 7월 현직 검사 3명에게 로비했고,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라임 사건이 서울남부지검 형사 6부에 배당된 시기는 올해 2월이다. 수사팀이 꾸려지기 7개월 전부터 미리 알고 접대를 했다는 얘기다. A변호사도 현직 검사와 술을 먹은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야당 정치인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지난 5월께 전임 송상현 남부지검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 면담에서 (야당 정치인 수사와 관련한) 면담보고서를 작성해 검찰총장께 보고했고, 그 이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다”고 반박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김 전 회장의 증언을 근거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데에 비판이 적지 않다. 박 전 지검장은 지난 22일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고 사의를 표명하며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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