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회동 공개 탓 전달 못해"…野 "시정연설 앞둔 뻔한 쇼인가"
최재성은 들고 왔다는데…주호영은 못받은 '대통령 답변'
청와대 최재성 정무수석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전달하려다 못 했다는 '청와대 답변서'의 존재 여부가 정치권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야기의 시발점은 석 달 전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7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앞두고 "대통령이 분명하고 시원하게 밝혀주길 바란다"면서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10개 질문을 발표했다.

질문지는 당시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건네졌다.

청와대는 "공개 질의를 대통령께 전달했고, 추후 답변하겠다"고 발표했다.

강 전 수석의 바통을 넘겨받은 최재성 수석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주 원내대표의 의원실을 찾았다.

야권에선 최 수석이 10개 질문에 대한 답변서를 들고 왔으리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언론에 노출된 그는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다.

최 수석 스스로 "(10대 질문은) 서면으로 답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재성은 들고 왔다는데…주호영은 못받은 '대통령 답변'
'최 수석이 빈손으로 왔다'는 말이 퍼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출입 기자들에게 공지 문자메시지를 보내 "애초 비공개 일정이었는데, 주 원내대표께서 일방적으로 공개로 전환해 답변서를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답변서를 안 가져와 (야당이) 무시당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자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수석이 '주호영 원내대표 10대 질의·답변'이라고 인쇄된 종이를 들고 민주당 대표실 앞에 있는 모습을 촬영해달라고 기자들에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배현진 원내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공개 질의의 답을 왜 비공개로 전달하나"라고 비꼬았다.

배 원내대변인은 "언론사 사진에 표지만 공개된 '대통령의 답신'이라는 종이 뭉치가 다급히 출력한 것인지, 표지뿐인 문서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의아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제1야당과 소통을 노력했다'는 식의 얕은수, 뻔한 쇼를 해보려 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최 수석에게 '다시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10개 항의 공개 질의'를 전하면서 문 대통령의 답변을 재차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가 오늘 추가로 10개 항의 질문을 한 만큼 이를 함께 검토해 최 수석이 추후 주 원내대표에게 연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재성은 들고 왔다는데…주호영은 못받은 '대통령 답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