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권 삭제, 수사대상 축소 등
"국회 차원 재검토와 공론화 필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른바 '독소조항'을 제외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 개정안 강행을 밝히면서 압박을 가하자 자체적 '독자 법안'을 낸 것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검사의 기소권을 삭제하고 수사 대상에서 직무 관련 범죄를 제외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마련한 이 개정안을 토대로 여당과의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기소권 삭제·수사대상 축소…추가 개정안 발의할 수도"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공수처 수사대상에서 직무관련 범죄 제외 △공수처 검사 기소권 삭제 △강제이첩권 제거 △재정신청권 제외 등의 내용을 담았다.

우선 공수처 수사 대상을 '부패 범죄'로 제한한 게 눈에 띈다. 공수처가 '직무 관련 범죄'라는 포괄적 수사 대상을 이유로 편향적 고위 공직자 사찰을 벌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취지다.

유상범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에 직무유기죄, 직권남용죄, 문서에 관한 죄 등 직무범죄가 포함되면서 수사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해졌다"며 "자의적 법 적용 여지가 큰 직무범죄를 빌미로 편향적 고위공직자 사찰기구로 이용됨으로써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과 법치국가의 체계 정당성에도 반하는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 검사가 기소권을 갖지 못하도록 했다.

판사와 검사처럼 헌법적 근거가 없는 공수처 검사에게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다. 수사와 기소 분리가 검찰개혁 방향과도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짚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아울러 공수처가 범죄를 인지하는 경우 다른 수사기관의 조사권을 가져오는 '강제 이첩권', 국가기관이 내린 결정에 대한 타당성을 재질의할 수 있는 '재정신청권'도 삭제했다.

강제이첩권은 공수처 외 수사기관이 갖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훼손한다는 의미에서, 재정신청권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검찰청과 공수처에 동시에 부여하는 것 자체가 주요 선진국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기형적 제도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유상범 의원은 "이들 대표적 독소조항에 대한 국회 차원의 재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추가 개정안을 발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안 발의는 국민의힘 법사위원 등을 중심으로 16명이 참여했다. 사실상 당론 발의로 추진된 사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법에서 치명적 독소조항을 개정하고 공수처를 출범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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