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2020.10.8 [사진=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2020.10.8 [사진=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8일 최근 논란이 된 구글 '인앱(In-app·앱 내) 결제' 의무화와 관련해 실제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며 독점적 사업자의 반경쟁행위에 대해 조사를 시사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감에서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화해 30%의 수수료를 물리겠다고 하는데 이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수수료율이 높으면 고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경쟁이 복원되도록 (구글의) 반경쟁행위를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했다.

구글은 구글플레이를 통해 배포되는 앱 중 디지털 재화에 대한 인앱결제를 제공하는 앱에 정책 준수를 요청해왔고 이에 대해 30% 수수료를 적용하는 정책 명확화를 지난 달 29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앱 통행세'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또 이용우 의원이 "온라인 플랫폼 산업에서는 (특정 기업이) 지배력을 가졌을 때 그 파괴력이 훨씬 크다"고 우려하자 조성욱 위원장은 "(구글이 속한) 산업에서는 경쟁 사업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면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구글의 불공정 행위를 질타했다. 그는 "구글과 거래하는 한국 기업이 신고한 사례가 없다. 거래 관계가 끊길까봐 구글을 신고하지 못한다고 한다"며 "구글은 앱 시장 점유율이 65%에 이르는데 수수료를 30%나 물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직권 조사할 생각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욱 의원은 이어 "구글이 가격을 불공정하게 인상하면 불공정 거래 행위로 봐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직권 조사할 객관적인 증거가 되지 않느냐"며 강도 높은 조사를 요구했다.

배달앱 1·2위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도 올해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조성욱 위원장은 "공정위가 배달의민족 건을 조사하고 있고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상정될 것"이라며 "연내 처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1위와 2위 사업자가 합병할 경우 사실상 독점이 된다는 오기형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원칙에 맞게 기업결합을 심사하고 엄밀히 보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5G 스마트폰 관련 소비자로부터 약관 내용을 설명 듣고 동의를 얻는 절차가 강화되어야 한다. 이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조성욱 위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에서 수수료를 받고 그 대가로 '배차 몰아주기'를 했다는 송재호 의원의 질의에는 "수수료율이 매우 높다면,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답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플랫폼사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동시에 불공정행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 제정된다면 기존의 법으로 제재되지 않는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