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둘러싼 병역특례 논쟁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논쟁은 이들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때마다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앞서 2018년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을 화두가 됐던 병역특례 이슈는 이들이 최근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K팝 가수 최초로 1위를 차지하면서 어김없이 다시 등장했다.

여권 일각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막대한 경제효과를 내는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주장하고 있지만, 병역 의무 기준이 형평성을 근거로 엄격하게 다뤄지는 만큼 더 치열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대중문화 예술인의 병역특례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와 특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순수예술과 체육 외에도 대중문화예술인도 특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있다"며 "병역 상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같은 날 서욱 국방부 장관은 방탄소년단의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장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와 관련한 질의를 받고 "현재 판단으로는 병역 특례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서 장관은 "그들의 활동 기간을 고려해서 연기 정도는 검토해나가는 것도 의미있다"고 말했다. 병역 특례는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입대 연기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 68조 11항은 병역특례 대상을 '예술·체육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외 예술경연대회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서 1~3위로 입상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중문화계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콩쿠르에서 1등하면 병역특례를 주는데 빌보드에서 1등하는 것은 왜 병역특례 대상이 되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 그 규모가 1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주장하는 이들은 BTS가 불러온 막대한 경제 파급 효과에 따른 국익과 높아진 국가적 위상을 거론한다. 하지만 '형평성' 문제가 민감하게 작용한다. 세계 대회인 콩쿠르와 비교했을 때 빌보드가 미국 위주의 차트라는 점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제 각각 의견을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노웅래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류전파와 국위선양의 가치는 추정조차 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BTS의 병역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면서 "BTS는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1조7000억원의 파급효과를 단숨에 가져왔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지난 6일에도 MBC라디오에 출연해 "BTS는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며 "밥 딜런은 노벨문학상도 받는데 왜 우리는 (대중가수를) 딴따라로만 보는가. 내가 주장하는 병역특례는 군 면제가 아닌 대체복무다. 군 복무는 하지만 국익에 도움의 되는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본인들도 원하는 일이 아니니 이제는 (정치권에서) 서로 말을 아꼈으면 한다"면서 "BTS가 대한민국 세계적 자랑인 것은 분명하지만 BTS 병역문제를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하는 것은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편치 못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종철 당 대표 후보는 SNS를 통해 반대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BTS의 팬인 '아미' 일원으로서 노 의원 제안에 반대한다"며 "BTS 멤버 본인들이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밝혔고, 다른 청년과의 형평성 문제가 크게 제기돼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본인들이 가겠다는데 정치권에서는 방탄소년단을 이용하지 말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열린 정규 2집 '맵 오브 더 솔 : 7'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군 입대와 관련한 질문에 직접 생각을 밝힌 바 있다.

1992년생으로 입대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진은 당시 "정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계실거라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해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 응할 예정이다. 그리고 만약 입대가 결정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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