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김정은 계몽군주' 발언을 고급스러운 비유"라고 해명한 데 대해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맹공을 퍼부었다.

김근식 위원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급스런 비유가 아니라 천지분간 못하는 비유라고 일갈했다.

그는 "유 이사장은 '계몽군주'라는 고급스런 단어를 써서 국민들이 오해했단다. 계몽군주는 유 이사장만 아는 고급단어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계몽군주는 고등학교 세계사만 배워도 다 아는 보통 단어"라며 "유 이사장은 본인의 지식세계가 상당히 고급지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김근식 위원장은 그러면서 "김정은이 선대 군주와 달리 조금이라도 세련되고 유연한 계몽군주가 되길 바라는 건 탓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그가 계몽군주이길 바라는 유 이사장의 기대가 지나쳐서 사실을 왜곡하고 혹세무민하는 걸 비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설마 싸구려 입에서 고급스러운 비유가 나오겠느냐"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어느 나라 계몽군주가 고모부를 처형하고, 이복형을 암살하고, 코로나 방역에 소총을 사용하느냐"면서 "살해 당한 사람 장례식장에서 범인이 '계몽 범인이라 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또 "증거인멸을 증거보전이라 하던 개그 감각으로 이젠 블랙유머에 도전하시나 보다"고 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칭한 데 따른 논란과 관련 "계몽군주라고 말하는 게 칭송으로 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방송에 출연해 발언에 대해 설명했다.

문제의 발언은 10·4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 행사 토론회에서 나왔다. 그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그 이전과는 다르다. 그 이면에 세계관, 역사를 보는 관점 등이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사람이 정말 계몽군주이고, 어떤 변화의 철학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맞는데 입지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템포 조절을 하는 거냐, 아닌 거냐'인데 제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방송에서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나보다”라며 “식자우환”이라고 했다. 이 발언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2500년 전이었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카테리나 2세는 못됐지만, 계몽군주라고 친다"면서 "독재자였지만 교육을 중시했고, 유대인을 너그럽게 대했다. 전제군주들은 안 했던 일들"이라고 해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