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시신 불태웠다' 문구 반대에…국회, 대북결의안 채택 불발
여야가 28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공무원 피격 만행을 규탄하는 대북 결의안 채택을 하기로 했으나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이 '시신을 불태웠다'는 문구를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민주당은 그러나 "국회 차원의 대북규탄 결의는 국민의힘 거부로 무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28일 여당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 본회의를 개최해 대북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반대로 무산됐다"고 알렸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기존 입장을 바꿔 다음 달 6일 국회 현안질의를 다시 제안했다"며 "금일 국회 차원의 대북규탄 결의는 국민의힘 거부로 무산된 것"이라고 전했다.

홍 대변인은 결의안 문구 조정에서 이견이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희 안은 국방위 안과 거의 유사했다"며 "시신을 불태운 것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관계라 확인될 때까지 빼고, 저희가 계속 요구한 남북공동조사나 남북연락망 구축 이런 정도를 넣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시신을 불태웠다'는 부분을 빼는 것에 대해 마음에 안 들어 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국방위 결의안에는 '대한민국 국회는 9월 21일 소연평도 인근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하던 우리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에 대하여 북한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등 반인륜적인 만행이 대한민국에 대한 중대한 무력도발행위이며 한반도 안정과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아주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임을 확인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돼 있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 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북한의 무력 도발로 처참하게 살해돼 불태워졌으나 민주당의 규탄결의안 제안서의 제목에는 '공무원'이나 '북한무력도발'을 지적하는 어떠한 단어도 들어있지 않다"고 했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이 결국 알맹이 빠진 대북규탄결의안을 핑계로 본회의를 무산시킨 것"이라면서 "연휴 뒤인 다음 달 6일 본회의를 열어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