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17일 휴전선 인근 비행금지선(NFL)에 인접한 파주시 문산읍의 상공에서 폭파 후 뼈대만 남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사진=뉴스1
KBS가 17일 휴전선 인근 비행금지선(NFL)에 인접한 파주시 문산읍의 상공에서 폭파 후 뼈대만 남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사진=뉴스1
지난 21일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A씨가 22일 북한군에 피살된 다음 현장에서 시신이 불태워진 것으로 밝혀졌다.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24일 정치권에선 북측의 각종 도발에도 유화책으로 일관한 우리 정부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준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정치평론가인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언 일병 한 명을 구하기 위해 왜 수십명의 병사가 희생했을까. 하나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시그널, 하나는 적국에 두려움과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속없이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거리면 무시를 넘어 조롱 받는다. (북한의) '삶은 소대가리' 발언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며 "얼마나 얕잡아봤으면 화평하자는 상대국 수장에게 그런 비아냥을 퍼부을까. 지금까지 (북한이) 뭔 짓을 해도 허허거리고 용인하며 잘못된 시그널을 주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청와대는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더러 새로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대북제재를 피해 북한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피살 사건 공식 발표 당일인 24일 오후엔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해 한가한 대응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날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 행사의 일환이었지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일정으로는 부적절했다는 얘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이 분노와 슬픔에 빠져있는데 한가로이 아카펠라 공연을 즐기는 모습에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지 기가 차고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3D 입체 음향 기술의 소리를 통해 공간을 인식하는 '메이트리'의 실감 콘텐츠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솔 플래직 대표, 문 대통령,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 박양우 문체부 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3D 입체 음향 기술의 소리를 통해 공간을 인식하는 '메이트리'의 실감 콘텐츠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솔 플래직 대표, 문 대통령,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 박양우 문체부 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 군이 이렇게 된 것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군통수의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서해에서 북한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유린한 직후 대통령은 유엔연설에서 종전선언을 말했고, 대면보고를 받은 직후에도 군 진급 신고식에서는 평화를 얘기했다. 대통령은 이번 참사에 대해 북한을 응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