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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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과 달리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산하기관조차도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23차례 부동산 대책이 상승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이에 비해 지방 아파트 가격은 내릴 것으로 전망해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주택도시금융 수요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전문가 200명 중 74.5%가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합은 7.5%, 하락은 18%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 이유를 복수로 선택한 결과 '시중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투기 수요 증가'가 6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새 아파트 선호 증가 및 신규주택 공급 부족 인식'이 58.4%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 '주택가격 상승우려에 따른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증가' 49.7%,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 정책' 19.8%, '정부의 지방 부동산 규제 완화' 4.7% 순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차3법을 통과시켰음에도 전문가의 79%가 수도권 전세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에상했다. 상승 전망의 이유는 '신규주택 입주물량 감소'가 60.1%로 가장 높았으며, '집주인의 월세 선호로 인한 전세 물량 감소' 48.7%, '기존주택 멸실에 따른 이주수요 증가' 30.4%, '매매가격 안정에 따른 전세 잔류 수요 증가' 27.8%, '전월세 상한제 도입 가능성' 22.8%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지방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 예상은 12.5%에 그친 반면 61%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합은 26.5%였다. 5대 광역시의 경우 상승은 58%, 하락은 19%, 보합은 23%로 내다봤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23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국토부 산하기관에서는 이를 비웃듯 수도권 집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만들어냈다"며 "정부는 부동산 정책 남발을 자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