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사진=연합뉴스)
"밤 사이 충격적인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대통령이 종전선언하자고 했는데 북한은 우리 국민을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 선원은 왜 북한에 갔는지, 북은 그 선원을 왜 총살한 것인지, 선원이 사망한 시점은 언제인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남북관계 기류가 이렇게 적대적인데 왜 생뚱맞게 종전선언 제안한건가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연평도 공무원 A씨 월북 의혹과 총살 보도와 관련해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 소집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대통령 종전선언 연설에 북한이 우리 국민 총살로 화답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는데도 국정원은 팔짱만 끼고 있다"면서 "이 긴박한 상황과 추측성 보도에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데도 국정원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아이가 둘 있는 40대 해양수산부 공무원 가장이 도대체 어떤 연유로 혼자 어업지도선을 타고 월북했다고 단정하는 것인지 국민적 의혹은 커져가고 있다"면서 "꽃게 조업 지도를 하다 북한 어민 또는 군인들에 의해 피격을 당한 것은 아닌지, 표류했다가 피살당한 것은 아닌지 등 다른 가능성은 언급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피살되었다는 사실이 23일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라는 대통령의 UN연설 이후에 알려졌다는 점도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면서 "정부가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제안이라는 이벤트에 국민의 생명을 뒷전에 밀어 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박왕자씨 피살사건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기억으로 주춤거리는 것인가"라며 "정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있다. 더군다나 우리는 휴전선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일촉즉발의 엄중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지금 즉시 국가안정보장회의를 소집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1명이 소연평도 남방 2km 지점에서 실종했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 23일 복수의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해상에서 표류하던 A씨는 원거리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알려졌다.

정보당국은 북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A씨의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잠정 파악했지만 정확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