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喪 아픔에도 발인식 불참하고 방역 '올인'
'코로나 총리' 성공 여부, 향후 정치입지로 연결될듯
미소 사라진 'Mr. 스마일'…정총리, 추석방역에 악전고투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지난 8개월간 이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추석을 앞두고 또 한 번 큰 고비를 맞고 있어서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사흘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진정되는 듯싶더니 23일 다시 세자릿수로 올랐다.

정 총리는 추석 연휴가 끝날 때까지 방역 최전선에서 코로나19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전날 동생상(喪)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빈소를 잠깐 찾았을 뿐 오는 24일 발인식에도 불참하기로 하는 등 방역에 '올인'하고 있다.

정 총리에게 '코로나 총리'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가족들도 빈소를 찾은 정 총리에게 "더 오지 않아도 되니 나랏일에 집중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이끌며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방역 대책을 마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등 힘겨운 결정은 정 총리의 몫이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는 네 차례나 했다.

또한 추석 연휴 '귀경 자제' 캠페인에도 발 벗고 나섰다.

자신을 핑계 삼아 고향 방문과 만남을 자제해 달라는 만화 형식의 '총리를 파세요' 시리즈물을 SNS에 올린 게 대표적이다.

이 게시물 속 정 총리 캐리커처는 '미스터 스마일'이지만, 추석이 다가오면서 속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또한 평소 강한 어조의 표현을 삼가는 정 총리가 방역에 있어서만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 예고에 "화가 난다", "공권력을 주저없이 행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가에서는 가을 방역에 성공해야 정 총리가 잃었던 웃음을 찾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나아가 지난 2∼3월 약 20일간 대구에 상주하며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했던 것처럼 이번에 또다시 성과를 낼 경우 정 총리의 정치적 입지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는 정 총리의 대권 도전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총리의 약점으로 꼽혀온 낮은 대중적 인지도가 코로나 국면에서 제고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 1월 취임할 때만 해도 생각하지 못한 '코로나 총리'지만, 상황에 따라 대권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 총리 측 관계자는 "성과를 과잉포장하지 않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진가가 조금씩 드러나면 연말 이후엔 자연스럽게 대권 후보 상위권으로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