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사진=한경DB
국민연금공단 /사진=한경DB
지난 2011년 이후 국민연금 직장 가입자 체납금액이 1조5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기준 체납 사업장 중 88%는 10인 이하 영세업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20년 5월까지 국민연금보험료 체납을 통지한 직장가입자 수는 총 981만명, 사업장 수로는 279만 5000여개에 달했다.

원천공제했지만 사업주가 납부 안 해

직장가입자 보험료는 사업주가 근로자 급여에서 절반을 공제하고 사업주 부담금 절반을 합해 공단에 납부한다. 이 같은 체납은 직장 가입자 체납은 근로자 월급에서 원천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납부책임자인 사업주가 공단에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발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체납된 보험료를 납부하는 '기여금 개별납부'를 한 근로자 수는 2050명, 금액으로는 13억 2000만원에 불과해 체납된 사업장의 근로자들 절대다수가 해당 기간이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서 제외되는 손실을 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9년 체납 사업장 29만3593개 중 25만7768개, 88%가 10인 이하 영세업체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 2017년 9월에 발표한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 국제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5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수준을 100이라고 했을 때, 5~9인 사업장은 46.2, 5인 미만은 31.3에 불과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가 심한 상황이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귀책 사유,근로자에게만 두고 있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업장가입자 국민연금 체납은 노동 생애의 격차가 노후의 빈곤으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공단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기여금 개별납부 기한을 과거 1년에서 3년, 5년, 최근 10년까지 계속 늘려왔다. 그러나 기여금 개별납부 기한을 늘려도 제도 변경 전 체납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형편이 나아져 기여금을 납부하려해도 "이미 기한이 끝났다"며 아예 받아주지 않는다. 더불어 본인이 보험료를 납부해도 사업자부담금을 제외한 1/2만 인정되며, 근로자 본인이 사업주 부담금 포함 전액을 납부하고 싶어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강병원 의원은 "사업장 보험료 체납 책임은 기본적으로 사업주에게 있고 징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공단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근로자가 기여금 개별납부를 하면 향후 사업주에 구상권을 행사하더라도 일단 체납 기간 전부를 일단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 스스로 납부 유예한 가입자도 60세까지 언제라도 기여금 개별납부를 할 수 있는데, 본인 귀책사유가 전혀없는 근로자에게만 기간 제한을 두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체납된 사업장 가입 근로자가 기간제한 없이 기여금 개별납부를 가능케 해 최소한 자력구제를 막는 장애물은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