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군대는 국민의 역린" 사과
안중근·쿠데타·카톡신청…역풍 부르는 與 '오버발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아들 서씨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적극적인 옹호 발언이 의도와 다르게 국민 정서를 자극하며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16일 추 장관 부부가 2017년 6월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로 아들의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가족이 민원실에 전화한 것이 청탁이라고 하면, 동사무소에 전화하는 것 모두가 청탁이 된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쿠데타까지 일으키다 이제 그런 게 안 되니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한다"고 쏘아붙였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서씨에 대해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장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도대체 누가 3일 병가연장하려고 멀쩡한 무릎을 수술하나, 군대는 누구든 어디든 춥고 배고픈 곳"이라며 "내부고발을 한 것처럼 얘기하는 A대령은 병력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썼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전날 군 휴가 절차에 대해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전화나 메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고 언급해 야권의 반발을 샀다.

또 육군 병장 출신인 우상호 의원은 9일 추 장관 아들이 복무한 주한미군 배속 카투사를 '편한 군대'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았고, 정청래 의원은 8일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을 빨리 달라고 하면 청탁이냐 민원이냐"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야권은 이런 발언들을 집요하게 부각하며 대여 공세의 호재로 삼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아들만 셋이고, 셋째가 공군 근무 중인데 전화로 휴가를 연장해보겠다"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확산하며 여권에 부메랑이 되는 형국이다.

지난 12일 의혹 제보자인 당직사병을 '단독범'으로 표현하며 실명을 공개했던 황희 의원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사과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권 안팎에선 "오버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교육과 병역은 온 국민의 관심사이자 역린으로, 예민하게 다뤄져야 하고 낮은 자세로 처리돼야 한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의혹 자체에 대해서, 청년들의 허탈감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위법 여부보다 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이 중요하다"며 "실제 특혜는 없었다고 보지만, 당시 당 대표였고 공인인 추 장관과 그 보좌관이 군에 전화했다는 것을 국민이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