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창건일 약 한 달 앞으로…건물 외형 완성해 성과 내려는 듯

북한이 연이어 닥친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에 여력이 없는 와중에도 평양종합병원 외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북제재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자연재해까지 '삼중고'를 겪는 상황에서도 한 달도 안 남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대외 과시용 성과 마련에 분투하는 모양새다.

'수해 복구 와중에'…북한, 평양종합병원 외장공사 박차 눈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평양종합병원 건설자들이 당 창건 75돌과 당 제8차 대회를 자랑찬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기 위한 총돌격전을 힘있게 벌리며 공사속도를 계속 높여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평양종합병원의 입원·외래병동 건물의 외벽 타일 붙이기 공사가 마감단계에 돌입했으며 액체산소탱크 설치 등 여러 외부 시설물 건축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밖에 전면 창문틀 공사와 단열창 설치, 지붕 방수 공사 등이 마무리됐고 유리 끼우기와 외벽 페인트 작업을 병행되고 있다.

병원 내 각종 나무와 잔디를 심는 조경 작업도 한창이다.

신문은 조경에 필요한 소나무·느티나무·목란 등 나무 10여종과 각종 관상용 풀, 금잔디, 부식토 등을 확보하는 데 중앙기관과 각 도가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평양종합병원 주변 주택의 미장 공사와 타일 붙이기 작업, 봉사건물 해체 작업 등 각종 개보수 공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해 복구 와중에'…북한, 평양종합병원 외장공사 박차 눈길
북한이 이처럼 평양종합병원 공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정주년(5년이나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올해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대외에 보여줄 최소한의 성과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3월 중순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당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하겠다며 착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그러나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더해 지난달부터 태풍 '바비','마이삭','하이선'이 연이어 닥치면서 피해 복구에 평양과 지방, 군 역량을 총동원한만큼 각종 사업을 감당하기에 벅찬 상황이 됐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태풍 '마이삭'의 피해로 연말까지 내세웠던 경제계획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며 전면 재검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평양종합병원 이외에 삼지연군꾸리기 사업이나 김일성 생일(4월 15일)에 맞춰 완성하려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이미 완공 기한을 늦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부 상황으로 미뤄볼 때 북한은 평양종합병원의 외장 공사라도 속도를 내 당 창건일의 성과로 삼으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외부 공사를 한달안에 마감하더라도, 제재와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내부 공사와 필요한 의료장비 구입의 어려움으로 실제 운영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