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朴의장과 주먹인사 > 박병석 국회의장이 10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교섭단체 정당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 의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표.  /연합뉴스
<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朴의장과 주먹인사 > 박병석 국회의장이 10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교섭단체 정당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 의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0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신속한 국회 처리와 추석 전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에 합의했다. 양당은 정강정책과 지난 4월 총선 공약 공통 사안을 우선 처리하고 오는 24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가능한 한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및 민생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 합의”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과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여야는 4차 추경을 최대한 시급히 처리하고 긴급재난지원금을 추석 전 많은 국민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추석 전 모두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정부는 업종이나 대상자의 피해 확인 절차로 인해 추석 전 지급을 끝내는 것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회동에서 추경안의 국회 처리 시한을 오는 18일로 못 박았다. 그는 “추석 전 모든 것이 집행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집행되도록 다음주 주말인 18일까지는 추경이 (국회에서) 처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내용 자체가 합리성이 없지 않은 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화답했다. 다만 그는 4차 추경에서 전 국민에게 2만원의 통신비를 지원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이 한 번 정부의 돈에 맛을 들이면 거기서 떨어져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며 “그런 것이 앞으로 재정 운영이나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與 “공통공약 37개…공정거래 3법도”

민주당은 특히 회동에서 양당의 공통 공약을 서둘러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4·15 총선 공약과 정강정책에서 공통된 것을 추출해보니 37개 정도가 있다”며 “정기국회 안에 함께 노력해 처리했으면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중에서도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에 관한 법률안 등 이른바 ‘공정거래 3법’으로 불리는 법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계는 공정거래 3법에 대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며 법안 추진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 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김 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미스터 경제민주화’이니 공정거래 3법을 하자고 했고 김 위원장은 협의하다 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며 “협의를 배제하지 않는 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월 1회 국회의장 주재 정례회동을 여는 데도 뜻을 모았다.

상임위원장 재배분은 ‘불씨’

여야가 이날 상당수 안건에 뜻을 모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김 위원장이 21대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 재배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원(院) 구성 과정에서 종전에 지켜오던 관행이 지켜지지 않아 여야 사이 상당한 균열이 생겼고 아직도 봉합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협치를 강조하려면 우선 힘을 가진 분들이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국회 의석 비율대로 상임위원장을 11 대 7로 배분하고 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는 관례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도 “다시 협의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간담회 후 민주당 의총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을 다시 가져가라고 하는 것은 능멸’이라고 했는데, (국민의힘의) 진위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다”며 “개원 협상 과정에서 두세 달 고초를 겪었는데 다시 우여곡절을 반복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 같지만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