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맞은편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맞은편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협치가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5분 남짓한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협치’란 단어가 여덟 번이나 반복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민의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야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아주 위중하고 민생경제와 국민들 삶에 있어서도 아주 엄중한 상황”이라며 “여야 간의 협치, 나아가서는 여야정 간의 합의 또는 정부와 국회 간의 협치들을 지금처럼 국민들이 절실히 바라는 시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우분투(ubuntu)’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협치를 강조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국회 대표연설도 높이 평가했다. 국민뿐 아니라 야당도 호응하는 논평이 나온 만큼 그것이 실제 여야 간 협치가 복원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우분투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이다.

바람직한 협치로 지난 7일 여야 합의로 의결한 가족돌봄휴가 연장법을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시급하게 한마음으로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대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정책 협치의 아주 좋은 모델이었다”고 했다.

민주당이 협치의 주역이자 촉매가 돼달라고도 했다. 여당과 청와대 간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당정 관계가 ‘환상적’이라며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의해가자고 말했다. 이어 “국난극복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가 바로 민주당 정부다라는 마음으로 임해가면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국난극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대표는 협치를 약속하는 한편 문 대통령에게 야당과의 1 대 1 만남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재개했으면 한다”며 “대통령께서 여야 대표 간 회동 또는 1 대 1 회담을 추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여와 야, 모두에게 이익되는 윈-윈-윈 정치’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4·15총선 공약 중에서 공통된 것, 또 여야 각 당의 정강정책 중에서 공통된 것부터 빨리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간 미뤄온 입법 과제를 정기국회 기간 추진할 뜻도 명확히 했다. 그는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위축을 완화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포함한 개혁입법을 완수하는 것은 이번 회기 내에 꼭 해야 한다”며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든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도 이번에 보강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도 다시 꺼냈다. 그는 “균형발전을 위한 정치적 합의 내지는 입법까지도 이번 회기 내에 서두를까 생각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에서 이 대표를 포함해 김태년 원내대표, 박광온 사무총장,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