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개 범죄 혐의로 기소된 '풋볼리크스' 운영자 첫 공판 열려
호날두·메시 탈세 폭로한 포르투갈 해커 "나는 내부고발자"
"나는 해커가 아니다.

내부고발자다.

수치스럽지도 않으며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
유럽 축구판을 뒤흔들어 놨던 축구 전문 폭로 사이트 '풋볼리크스'를 운영해온 루이 핀토(31)는 4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중앙형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청바지, 스니커즈 차림에 푸른색 마스크를 쓴 핀토는 70만건이 넘는 축구계 내부 문건을 공개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공익을 목적으로 했을 뿐 개인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핀토는 2015∼2018년 풋볼리크스를 운영하면서 스타 축구 선수들의 탈세와 도핑 의혹, 명문 축구 구단의 재정규정과 선수 영입규정 위반 의혹 등 '민낯'을 낱낱이 폭로해온 장본인이다.

스프링 노트에 의견서를 미리 적어온 그는 자신이 알아낸 것들이 "충격적이고 혐오스러웠다"고 묘사하며 "(내가 아니었으면) 절대 알려지지 않았을 것들을 세상에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호날두·메시 탈세 폭로한 포르투갈 해커 "나는 내부고발자"
포르투갈 검찰은 핀토가 포르투갈 법무장관실, 포르투갈 축구연맹, 리스본 대형로펌, 리스본 축구클럽, 스포츠 에이전트 도옌 스포츠 등을 해킹했다고 보고 그에게 90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핀토 측 변호인은 그의 폭로로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몰타 등에서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서는 등 유럽 축구계에서 암암리에 이뤄졌던 불투명한 금융거래의 실상을 드러냈다는 점을 호소했다.

실제로 유럽 언론들이 2016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탈세 의혹을 제기할 때 근거로 삼은 자료의 상당수는 풋볼리크스가 폭로한 것들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PSG)이 유럽축구연맹(UEFA) 재정 규칙을 무시했다는 폭로의 출처도 풋볼리크스였다.

변호인은 핀토가 프랑스 정부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고 설명했고, 핀토는 "기소된 동시에 증인으로 보호받는 이상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토로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도옌 스포츠 측 변호인은 핀토가 100만유로(약 14억원)를 탈취하려 시도했다며 "마치 모든 것에 접근할 수 있는 영웅처럼 행세하며 자신을 희생양으로 포장하는 데 언론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존'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졌던 그의 정체가 드러난 것은 2019년 1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체포되면서다.

그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해킹 기술 등은 독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핀토는 이날 법정에서 미혼이며 무직이라고 말했지만,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는 자신의 직업을 '고서와 골동품을 판매해서 수집하는 사람'이라고 기재했다고 AP가 전했다.

호날두·메시 탈세 폭로한 포르투갈 해커 "나는 내부고발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