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쇄신 1번 카드로 당명 변경 사용
'보수 색깔' 파란색서 새누리당 때 빨간색 변경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9.3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9.3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미래통합당이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개정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쇄신을 위해 파격적 이름을 들고 나왔다는 평가부터 보수 가치가 희석됐다는 당내 인사들의 볼멘 소리까지 감지됐다. 유사 당명이 존재한다는 잡음도 나오면서 보수 정당의 종전 명칭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신군부의 민주정의당 (1982년 1월~1990년 2월)
민주정의당 로고 [사진=유튜브 캡처]

민주정의당 로고 [사진=유튜브 캡처]

보수 정당의 뿌리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다소 의견이 갈리지만 1981년 1월15일 민족 민주 정의 복지 통일 5대 이념을 내걸고 창당한 민주정의당(민정당)을 출발점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980년 신군부가 기존 여당이던 민주공화당을 몰아내고 구 정치인들의 활동을 막으면서 민정당이 본격적으로 힘을 얻었다. 민정당의 초대 총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다. 당의 상징으로는 파란 바탕에 빨간색 사각형 꼭짓점이 새겨졌다.
'3당 합당' 민주자유당 (1990년 2월~1995년 12월)
민주자유당 로고 [사진=유튜브 캡처]

민주자유당 로고 [사진=유튜브 캡처]

민정당은 1988년 '여소야대' 국면을 타개하고자 김영삼 총재가 이끌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과 '3당 합당'을 단행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민주자유당(민자당)은 사실상 현대 정치사에서 첫 거대 보수여당으로서의 의미를 가졌다. 이에 반대한 통일민주당 내 소수파가 민주당으로 따로 떨어져 나와 현재 진보 진영의 뿌리가 됐다. 민자당 로고에도 파란색이 사용됐으며 파란색은 이후 보수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로 굳어졌다.
보수 정당 정통성 강화…신한국당 (1995년 12월~1997년 11월)
신한국당 로고 [사진=유튜브 캡처]

신한국당 로고 [사진=유튜브 캡처]

민자당은 1995년 지방선거 참패와 함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을 당하면서 쇄신 필요성을 느끼고 당명을 바꿨다. 신한국당은 이전에 비해 한층 짙어진 파란색을 로고로 사용하며 보수 정당 정통성을 정립하고자 했다. 하지만 신한국당 당명을 앞세운 쇄신 분위기도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다. 제15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주류와 반(反)이회창 비주류가 대립해 내분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회창 원톱' 한나라당 (1997년 11월~2012년 2월)
한나라당 깃발. 뒤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나라당 깃발. 뒤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1997년 11월21일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조순 민주당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두 정당이 합당에 성공, 한나라당이 출범했다. 당명에 담긴 '한'에는 '크다', '하나', '한민족' 등의 다양한 뜻이 담겼다. 한나라당 초기 로고에 파란색과 흰색을 그대로 쓰면서 보수 정당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하며 야당이 됐다. 이후 2004년 이회창 후보의 대선 자금과 관련해 이른바 '차떼기당'이라는 오명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총선에서도 졌다. 하지만 한나라당 당명 자체는 2012년까지 15년간 이어지며 '장수'했다.
'박근혜의 부활' 새누리당 (2012년 2월~2017년 2월)
새누리당 현판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현판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나라당은 2012년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2011년 말 홍준표 대표 체제 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 한나라당 연루설이 제기됐고, 2008년 전당대회 때 당시 대표로 선출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돈 봉투를 뿌렸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떨어진 게 발단이 됐다.

홍준표 대표 퇴진 이후에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2012년 다시 한 번 당명과 로고를 모두 바꾸는 강수를 뒀다. 특히 보수의 상징이던 파란색을 빨간색으로 과감히 변경해 이목을 끌었다. 민심을 잘 듣겠다는 의미로 귀를 형상화한 로고도 눈에 띄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새누리당은 다음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을 얻으며 정치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보수의 대몰락' 자유한국당 (2017년 2월~2020년 1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은 2016년 말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맞아 추락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꺼낸 카드 역시 당명 변경이었다. 2017년 2월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새 이름을 들고 나와 보수 정당 이념을 계승했다. 자유한국당 로고는 보수의 핵심가치인 자유와 세상을 밝게 비추는 횃불을 상징한다고 의미 부여했지만, 일각에선 빨간색 횃불 모양이 조선중앙방송을 연상시킨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핑크색의 미래통합당 (2020년 2월~2020년 8월)
미래통합당 출범식엣 축사를 하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출범식엣 축사를 하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2019년 11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통합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하면서 보수 통합 논의가 본격화됐다. 올 1월부터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등이 통합추진위원회, 통합신당준비위원회를 만들고 작업에 돌입해 2월17일 미래통합당이 공식 출범했다.

당의 공식 색깔이었던 핑크색을 두고는 기존의 빨간색이 강성 보수를 연상시킨다고 판단, 중도로 보폭을 키우기 위해 흰색을 가미시켰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올 4월 제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253개 의석 가운데 84석을 얻는 데 그쳤다.
"보수를 재건하라"…국민의힘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이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교체하기로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 프로필 사진에 올라 있는 새 당명 '국민의힘'. 2020.9.2 [사진=미래통합당 페이스북 캡처]

미래통합당이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교체하기로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 프로필 사진에 올라 있는 새 당명 '국민의힘'. 2020.9.2 [사진=미래통합당 페이스북 캡처]

미래통합당은 합당 후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당 대표대행으로 추대했다. 보수 재건 중책을 맡은 그는 그동안 보수가 가지고 있던 막말, 비상식 이미지를 지우려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복지 등 기존 보수 정당과는 다른 행보로 돌파구를 찾았다. 당의 전면적 쇄신을 위해 당명 교체의 필요성을 절감, 이달 2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국민의힘'으로의 당명 개정을 공식 의결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새 당명은 공모에서 가장 많이 제안된 키워드인 '국민'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보수 정당 당명 중에선 처음 '당'자를 과감하게 없앤 첫 사례이기도 하다. 김종인 위원장은 "변화를 통해, 새 기회를 창출하는 것을 통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를 벗어나고자 했다. 정강·정책과 당명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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