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찾기·서신교환 때 재능기부로 통번역 100여건 지원
해외입양인·친부모간 소통 창구…통번역 도우미 '바벨탑'
"아버지의 편지를 받는 것이 일상에서 가장 큰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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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초 아동권리보장원(원장 윤혜미)의 도움으로 친아버지를 찾은 미국 입양 한인 윤소희(미국명 케이틀린 드레이링·35) 씨는 매일 하루가 소중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부녀가 직접 만나지는 못해도 편지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30여년 세월의 폭을 좁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윤 씨는 "서신을 교환하며 우리는 서로를 잘 알아가고 있다.

중간에서 친부를 찾고, 핏줄을 이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아동권리보장원에 감사한다"고 1일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들 부녀를 잇게 해준 이는 전문 번역 플랫폼인 '바벨탑'(www.babeltop.net) 소속 번역가 송승민(영어명 Seungmin) 씨다.

그는 친아버지의 편지를 영어로 번역해 딸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송 씨는 "어렵게 서로를 찾았지만, 부녀는 언어장벽이라는 또 다른 어려움에 부닥쳤다"며 "번역 시 입양에 얽힌 사연과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하고 있고, 한국의 사회·문화, 제도와 관련한 설명을 잘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부모 찾는 사연을 언론에 소개하기 위해 아동권리보장원을 찾은 노르웨이 입양인 권영숙(현지명 아그네스 달버그·49) 씨도 바벨탑 노원빈 번역가의 도움을 받았다.

노 씨는 "가족을 찾으려는 입양인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의 도움으로 꼭 친가족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권 씨는 1971년 5월 24일 대구시 동구 수성동에 있는 동성초등학교 옆 텃밭에서 발견돼 보육원에서 한 달가량 머물다 홀트아동복지회로 넘겨졌고, 다시 위탁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다가 그해 10월 25일 노르웨이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이처럼 바벨탑은 해외 입양인의 가족 찾기와 친부모를 만난 입양인의 통·번역을 1년 넘게 지원하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과 바벨탑은 지난해 10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바벨탑 통·번역가들은 그동안 해외 입양인의 사연과 서신교환 번역 등 100여 건을 지원했다고 아동권리보장원은 전했다.

해외입양인과 친가족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연락하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통·번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82-2-6283-0477,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