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대표 체제에 대응하는 미래통합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31일 새로운 당명과 정강·정책을 확정한 뒤 다음달 재·보궐 지역자치단체장 및 대선 등을 관리하는 선거기획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당내 경선을 준비하는 잠룡들의 행보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30일 “어제 열린 비대위에서 내년 4월 지자체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관리할 선거기획단 출범 시기와 방식 등을 논의했다”며 “가급적 빨리 구성한다는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다음달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재보궐 선거 이후 곧바로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대선도 염두에 둔 조직 구성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재·보궐 선거를 약 1년 뒤 치러질 대선 승리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게 통합당의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통합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한 평가와 서울시 공약을 다룰 아젠다 등을 위한 회의를 수차례 연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두세 차례 경선을 통해 국민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통합당은 부산 시장 후보 등 그간 당내 조직표에 좌우됐던 경선을 ‘공정한 룰’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보궐 선거를 염두에 둔 당내 잠룡들의 행보도 본격화되고 있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자신이 창업한 식품 스타트업인 올가니카의 임직원에게 “그간 즐거웠습니다”라며 새로운 도전을 시사하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정계 복귀’를 암시한 글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당내에선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김세연·이언주 전 의원, 윤희숙 의원 등 젊은피들이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외부 인사를 향한 ‘러브콜’도 나온다. “안 대표가 통합당의 최종 후보가 될 확률이 높고 본선 승리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주 원내대표 발언이 대표적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김태호 무소속 의원, 한동훈 검사장 등은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재보궐 및 대선 후보 경선의 흥행 여부는 공정한 룰을 정하고 경선을 공평하게 진행하느냐에 달렸다”며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많은 사람이 경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좌동욱/고은이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