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기조 고수…측근조차 낙천한 '시스템 공천' 평가
"당 분위기 경직" 지적도…30여년 정치인생 마무리 자서전 계획
180석 거대여당 만든 '까칠' 이해찬…2년 임기 마무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오는 8·29 전당대회를 끝으로 2년의 임기를 채우며 30여년의 정치 인생을 마무리한다.

전임 추미애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임기를 채운 당 대표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당 안팎에선 정치 일선에선 물러나지만 '친노' 원로이자 당내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다음 대선까지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유의 까칠한 리더십을 초지일관 유지했지만 이 대표는 재임 기간 고도의 정치 감각으로 안정적으로 당을 관리, 180석의 총선 압승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다.

측근들이 대거 탈락했지만 끝까지 '시스템 공천'을 관철한 것도 그의 공이다.

당 관계자는 26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어수선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지만, 당을 큰 잡음 없이 이끌며 180석을 석권한 것은 대단한 공적"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낸 이 대표는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깊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긴밀한 당·청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당내 소수의견에 귀기울이지 않아 당청 관계가 수직적으로 굳어지고, 당내 언로도 경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7월 4일 의원총회 당시 4선인 강창일 의원이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 한일 정부를 싸잡아 비판하자 좌중에 있던 이 대표가 양 검지를 엇갈려 '엑스'(X) 표시를 만들어 보인 것이 대표적 장면으로 꼽힌다.

180석 거대여당 만든 '까칠' 이해찬…2년 임기 마무리
금태섭 전 의원이 20대 국회 때 당론으로 추진된 공수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던진 후 낙천되고 당의 징계를 받은 사례를 드는 이들도 있다.

이 대표는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이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 등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전날 국가인권위는 이 대표의 장애인 관련 발언과 관련, 민주당에 재발 방지책 마련 등 조치를 권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과 여의도에서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최고위원회의 취재기자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며 자가격리에 들어가 일정을 취소했다.

그는 퇴임 후 당분간은 별다른 계획 없이 세종시와 여의도 사무실을 오가며 자서전 집필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누가 선출되더라도 당을 든든히 이끌어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