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금 못막으면 거리두기 3단계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얼굴)은 24일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다”며 현 상황을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규정했다.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파업에 나선 의료계에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제시하며 “휴진 휴업 등 집단적 실력 행사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국민 방역 호소문 성격의 메시지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내며 전 국민적 참여를 당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일상의 정지’라고 규정하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며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실로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감내해야 하고 의료체계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비상상황을 타개할 방역의 주체는 국민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도 3단계 격상 여부가 현재의 방역 노력에 달렸다는 위기의식에서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의 신천지교회 상황보다 훨씬 엄중한 비상상황”이라며 조직적 방역 방해에 대한 엄단 의지를 밝혔다. 최근의 코로나19 전국 확산 핵심 원인으로 일부 세력의 조직적 방역 방해 행위를 지목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 일각에서 국가의 방역체계에 도전하며 방역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거나 협조를 거부하는 행위가 코로나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행정명령을 거부하며 방역에 비협조하거나 무단이탈 등 개인의 일탈행위 또한 용납할 수 없다”며 “어떤 종교적 자유, 집회·표현의 자유도 국민에게 그와 같은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긴급점검회의에 이어 이날 국민 안전과 공공의 안녕을 위한 공권력의 엄정한 집행을 다시 한 번 강조한 데는 이 같은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공의 파업 등 집단행동에 나선 의료계에 자제를 요청하면서도 위법한 단체행동에는 단호한 대응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단행동은 결코 지지받을 수 없다”며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할 수는 있지만 합법적인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휴진, 휴업 등 위법한 집단적 실력 행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일부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지키기로 한 데 대해 “중환자실 확보, 선별진료소 운영과 확진자 치료 등 코로나 진료 필수 업무에 협조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의료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공공의료 확충, 의대 정원 확대 등에는 “코로나 위기 극복에 우선 합심하고 상황이 안정된 후 해법을 찾자는 정부의 손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마 피해를 본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며 “유례없는 긴 장마와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국민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