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잠수함 충돌 사건 원인은 '교신오인'
지난달 15일 오후 2시경 충돌한 해군 잠수함과 노르웨이 상선 '호그런던호(號)' 간의 사고원인은 '교신내용 파악 오류'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대식 미래통합당 의원이 해군·해양경찰청·해양안전심판원(해양수산부 산하)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돌 직전까지 '해군 잠수함-호그런던호 간의 교신'은 없었으며, 실제 교신은 호그런던호와 배 전방 우측에 있던 '제3의 해군함정' 사이에 이루어져 이에 따른 혼선으로 빚어진 사고였음이 드러났다.

'제3의 해군함정'은 "현 침로(직선 항해) 및 속력을 유지하겠다"며 호그런던호에 교신했지만, 호그런던호는 이를 마주오던 잠수함과의 교신으로 오인하여 '좌현(뱃머리 왼편) 대 좌현 통과'로 인식하고 우현변침(항해 중 침로 변경)했다.

위 교신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던 잠수함은 배 전면으로 항로를 튼 호그런던호를 피하기 위해 급히 속력을 내 좌현 회피기동을 시도했으나, 함미(잠수함 꼬리) 부분이 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호그런던호 뱃머리와의 충돌로 이어졌다.

잠수함은 이 충돌로 인해 스크류 4개가 떨어져 나갔고 수평타와 음탐기 등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호그런던호는 뱃머리 하단에 구멍이 뚫렸고 뱃머리 정중앙 부분 3곳이 휘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현재 해경과 해양안전심판원이 본 건에 대해 각각 수사 및 조사 중이다. 책임 여부에 따라 해군 측이 자부하는 1990년 6월 잠수함사령부 창설 이래 '30년 잠수함 무사고' 기록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강대식 의원은 "해군은 충돌사고시 큰 인명피해가 있을 뿐 아니라 전력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상수칙만 지키면 괜찮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충돌사고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