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여의도 브리핑]은 각 정당이 주목한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공식 입장을 냈는지 살펴봅니다. 때로 화제가 되고 때로는 이슈 몰이에 실패한 정당의 말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매일 아침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OECD 발표에 고무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3일 총 4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한 내용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 △대한의사협회 집단 휴진에 대한 우려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에 대한 내용 등이었습니다.

OECD는 지난 11일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제시한 -1.2%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전망치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고무된 모습입니다. 다음은 민주당의 논평입니다.
최지은 민주당 국제대변인 : 이번 주 OECD는 한국의 성장률이 OECD 37개 회원국 중 1위라고 발표했습니다. 성장률 –0.8%로 비록 역성장이긴 하지만, 코로나 발병 전 2019년을 기준으로 2020~21, 2년간 성장률도 독보적 1위입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우리도 힘들지만 다른 나라보다는 잘 대처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 선진국 중 성장률 1위를 한 것은,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방역과 선제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또한, (OECD가 보고서를 통해 언급한) "한국은 재정확대 여력이 있으며 투자 부분에서 추가 재정은 경기 회복 앞당길 것",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실질 가격이 안정되어 있다는 점" 등은 특히 주목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경기 방어가 우리가 직면한 여러 경제 문제를 해소하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생산성, 고용), 다른 나라보다 못한 점(분배, 사회안전망, 공정경쟁, 환경)이 많습니다. 특히,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 남녀 간 임금 격차 1위는 코로나 이전에도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한 아픈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부족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코로나 이후 양극화가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번 OECD 보고서를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경제 현안과 민생을 더 열심히 챙기겠습니다. 단순히 통계상의 결과가 아닌 서민의 삶이 실질적으로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의회 A 시의원이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지난 13일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이 공개한 현장 CCTV 화면. 검은색 상의를 입은 여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남성이 A 시의원. /영상=통합당 부산시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의회 A 시의원이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지난 13일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이 공개한 현장 CCTV 화면. 검은색 상의를 입은 여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남성이 A 시의원. /영상=통합당 부산시당 제공

통합당 "내년 전망은 꼴찌에서 4번째"

미래통합당은 같은 날 총 5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향한 검찰의 엄중 촉구 수사 △부산에서 또 터진 민주당발(發) '미투' 관련 비판 △내년 성장률 전망이 꼴찌에서 4번째라는 데 대한 우려 △노영민 비서실장 유임 관련 내용 △2차 특별재난지역 선포 재가에 대한 내용 등이었습니다.

민주당과 같은 주제로 다른 논평을 낸 점이 특히 눈에 띕니다. 민주당은 OECD 국가 중 올해 성장률이 1위라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통합당은 오히려 내년 성장률이 꼴찌에서 네 번째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다음은 통합당의 논평입니다.
윤희석 통합당 부대변인 : 코로나19에 홍수까지 겹쳐 경제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웬일인지 우리 경제가 지금 괜찮고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정부의 자기방어가 도를 넘고 있다.

경제부총리는 고용 상황이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어불성설이다.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조금 줄었다는 건데 정작 중요한 실업률은 7월 기준으로 20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늘렸다는 일자리는 그나마도 상당수가 정부가 만들어낸 단기성이다. 청년, 중장년 할 것 없이 모두가 힘겹다. 그런데도 숫자 딱 하나를 전부인 양 부풀리고 아픈 현실엔 눈을 감았다. 이런 분을 경제 사령탑이라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OECD 37개국 중 1위로 예상돼 가장 선방한 국가로 평가받는다고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 발언이다. 그런데 내년 성장률 전망이 꼴찌에서 네 번째라는 것은 빠졌다. 1위로 예상된다는 올해 성장률도 무려 -0.8%다. 자랑할 일은 아닐 것이다. 설령 우리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덜 망가졌다 해서 국민 삶이 나아질 게 있겠는가. 순위 싸움하는 올림픽도 아닌데 말이다.

어제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수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성장률을 홍보했다고도 한다. 지금이 홍보하고 자랑할 때인가. 오죽하면 여당 대표가 질책을 다 했을까. '경제는 심리'라지만 이 정도 눈가림에 현혹될 국민은 없다. 오히려 더 실망하고 분노한다.

지금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의 정책역량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어려운 상황을 이실직고하고 현실에 맞는 정책을 마련한다면 국민은 정부를 믿고 경제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그런 국민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지지율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지지율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당 공개질의 "종부세 반대하는 통합당, 기본소득 재원은 어떻게?"

정의당통합당의 정강·정책 개정안에 집중했습니다. 이날 1건의 논평을 냈는데요.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운 통합당을 향해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지 공개 질의를 던졌습니다. 다음은 정의당의 논평입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 : 통합당이 오늘 정강·정책 개정안을 발표하고 기본소득 도입을 제1호 과제로 명시했다. 통합당은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겠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국회의원 4연임 금지, 지방의회 청년 의무공천, 주요 선거의 피선거권 연령 18세 인하 등도 포함됐다. 노동 유연화만 주장하던 것에서 벗어나 고용 안전망 확보와 산업재해 근절도 명시했다. 내용으로만 보면 환영할 만한 것들이며 통합당으로서는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통합당의 정강·정책 개정안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다음과 같은 문제에 답해야 한다. 통합당은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 3법 처리 과정에서 추경호 의원의 본회의 발언을 통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보유세뿐만 아니라 양도세도 낮추자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총선 통합당 정책공약집에는 법인세 인하, 상속증여세 인하, 각종 공제 부활 등 온통 감세 정책뿐이다. 그런데 무슨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하겠다는 것인가. 기본소득 도입에 재원이 얼마나 드는지 알고나 하는 소리인가. 차는 오른쪽으로 몰면서 왼쪽 깜빡이만 켠 꼴이다.

고용 안전망 확보도 마찬가지이다. 고용 안전망을 강조하면서 지난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과정에서는 그렇게 정규직화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났다는 말인가. 산업재해 근절에 대해서도 통합당이 의지가 있다면 정의당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동의하기 바란다. 그러나 과연 그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좋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왼쪽 깜빡이를 켜고 실제로는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차는 국민들에게 멀미만 안겨줄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통합당이 변화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오늘 발표한 정강·정책 개정안을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후속 조치를 할 것인지 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혜원 전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혜원 전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당 "유죄 판결 손혜원, 재산 전부 공탁하라"

국민의당은 총 2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1건은 손혜원 전 의원에 대한 논평이었으며 1건은 윤미향 민주당 의원에 대한 논평이었습니다. 목포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을 받던 손혜원 전 의원은 그동안 "목숨까지 내놓겠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는데요. 하지만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이에 대한 국민의당 논평입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 전남 목포의 '도시재생 사업 계획'을 미리 파악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들여 투기의 정수를 보인 손혜원 전 의원이 부동산실명법,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 3년이 훌쩍 지난 어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선고됐다.

사법부는 "직무상 엄격한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해야 할 국회의원과 보좌관이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시가의 상승 등을 예상하고 명의신탁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했다"라며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이 사건 범행은 청렴한 공직사회의 건설을 통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할 중대한 비리”라고 밝히면서도 고작 징역 1년 6개월이라는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 게다가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라는 형평성에 어긋난 이중적 잣대를 적용하여 국민들의 야유가 쏟아지고 있으며, “혹시 징역 6년 1개월을 1년 6개월로 잘못 선고한 게 아니냐”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실형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는 대부분의 일반인들과는 달리, 권력 최측근과 두터운 친분을 과시한 여권 인사는 방어권을 보장해줌으로써 불공정한 법 적용에 야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도 사과나 반성은커녕, 뻔뻔한 태도로 범죄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유죄선고를 받고 나서도 끝까지 변명 일색인 사람에게 하나 마나 한 물렁한 처벌이 내려진다면, 현 정부는 더 이상 국민 앞에서 공정과 정의란 말을 입에 담을 수 없을 것이며, 향후 고급정보를 거머쥔 권력 있는 자들의 도덕 윤리 의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2017년 5월에 기소된 사건인데, 국회의원 임기가 다 끝난 지금에서야 1심 판결이 난 것도 문제로 보인다. 피의자 신분이었다가 범죄자로 선고가 난 만큼 법을 소급적용해서라도 범죄 직후 시점부터 당선을 무효화하여 의원직 박탈에 따라, 무자격자가 받은 모든 혜택은 다 추징하는 것이 마땅하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 반성의 기미는커녕 사나운 기세로 한 점 부끄러움 없다며 길길이 날뛰고, 투기목적으로 저지른 부도덕한 일이라면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 환원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손혜원 전 의원의 모습을 불행하게도 국민 다수가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손혜원 전 의원은 후안무치의 뻔뻔함을 덜어내고 일말의 양심은 살아있음을 국민 앞에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항소에 앞서 대법원까지 판결 날 때까지 법원에 전 재산을 공탁하길 바란다. 정의 공정 평등의 가치가 조국 사태를 시작으로 인국공 사태, 윤미향 사태를 거쳐오는 동안 휴짓조각처럼 찢긴 이 나라에 그나마 실낱같은 위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