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노영민 교체하나…양정철에 쏠린 눈
사의 표명한 靑 참모 6명
文대통령, 전원교체 가능성
민심 이반에 靑 인적 쇄신
수석 인사후 비서실장 바꿀 듯
양정철·우윤근·유은혜 거론
국정 이해도·조직 장악력 따질 듯
‘부동산 민심’에 참모진 개편
이번 3명의 수석급 인사의 핵심으로는 민정수석 교체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1월 청와대에 입성한 강기정 정무수석은 입각 및 정치 복귀를 위해 부동산 논란과 무관하게 교체가 거론됐다. 반면 지난해 7월 임명된 김조원 민정수석은 당초 개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실상 1가구 2주택 문제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김 수석이 시세보다 비싸게 내놓은 아파트 매물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면서 지난 7일 비서실장과 산하 5명 수석의 동시 사의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았다.문 대통령은 이날 후임 민정수석에 비(非)검찰 출신인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임명하면서 공직 기강 확립에 역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도 후보로 거론됐으나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을 기용하지 않는 방침을 이번에도 고수했다. 정무수석에는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유력하게 검토돼 온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발탁하며 국회와의 관계 설정에 무게를 뒀다. 4선 의원 출신인 최 신임 수석은 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은 ‘신친문’ 인사다. 시민사회수석에는 정의당 출신인 김제남 기후환경비서관을 승진 발탁하며 시민사회, 종교계와의 접점 확대를 강조했다.
이들 신임 수석은 다주택 참모 논란을 의식한 듯 ‘1주택 혹은 무주택자’들이다. 김종호·김제남 신임 수석은 집을 한 채씩 보유하고 있다.
청와대는 사의를 밝힌 후임 인사 거취에는 말을 아꼈지만 사흘 만에 문 대통령이 교체 인사를 단행한 점을 미뤄볼 때 나머지 수석급도 시차를 두고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사의를 밝힌 일부 수석 자리를 두고 복수의 후보가 검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기 비서실장에 ‘3박자’ 갖춘 인사 물색
문 대통령이 이날 수석 3명을 새롭게 임명하면서 차기 비서실장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부터 여러 후보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문 대통령도 수석급과 달리 비서실장 자리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차기 비서실장 요건으로는 정무 능력과 국정 이해도, 조직 장악력 등 세 가지가 핵심으로 꼽힌다. 3기 비서실장은 1년6개월여의 잔여 임기뿐 아니라 퇴임 이후까지 고려해서 발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인사들의 중론이다. 청와대 한 인사는 “3기 비서실장은 관리형이 아닌, 세 가지 역량을 고루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기 후반부를 ‘하산’이 아니라 ‘정상을 향해 가는 길’이라고 규정한 문 대통령의 성격상 정무적 역할 못지않게 국정 이해도와 청와대 내부 ‘조직 장악력’이 강한 인물을 선호할 것이란 관측이다.
차기 비서실장 후보군은 양정철 전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비롯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교적 일찍 이름이 오르내렸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악화가 부담이다.
여권에서는 후보군 가운데 3박자를 갖춘 3기 비서실장 1순위로 양 전 원장을 꼽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무뿐 아니라 민주정책연구원장을 거치면서 정책 능력까지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양 전 원장이 현 정부에서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다 최측근 기용에 따른 부담이 막판 변수로 꼽힌다.
유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 경험과 안정감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우 전 대사는 문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출마한 2012년부터 함께하며 호흡을 맞췄고 야당과의 소통 능력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석급 인사 교체를 마무리할 때까지 복수의 실장 후보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 만큼 단시일 내 교체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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