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청주 반포 다 팔았으니 월세 살아야" 서울대 게시판에 올라온 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5명이 전격적으로 일괄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노 실장은 청주 반포 다 팔았으니 이제 당의 방침에 따라 월세 살까"라는 커뮤니티 글이 눈길은 끈다.

노 실장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 방침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충북 청주와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를 처분했다.

청와대 관사에서 머물러 왔던 노 실장의 사표가 처리된다면 당장 살아야 할 집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서울대 게시판 스누라이프에 7일 "노영민 이제 월세 사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청주 반포 다 팔았다면 이제 관사 나오면 월세 살아야겠다"라며 "월세 사는게 더 좋다는 정당 사람이니 설마 다른데 집 사거나 전세 살진 않겠지"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노 실장은 당초 반포 아파트를 판다고 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청주 아파트를 판다고 했다가 공개 비판에 직면했다.

이같은 소동은 '노 실장이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 한다'는 논란으로 이어졌고, 6·17 대책을 포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맞물려 여론 악화로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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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전세가 한국에서 운영되는 독특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소득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운명을 지닌 제도”라면서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최근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등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차 3법'에 이어 종부세법 등 '부동산 3법'까지 속전속결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임대차 시장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당장 임대인들이 전세를 놓던 집을 월세로 전환해 전세 제도가 빠르게 소멸할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대출 이자를 감당하는 것과 월세 사는 것이 큰 차이가 없음을 설명하며 나온 발언이지만 국민들의 전세소멸 불안감에 대한 다각도 분석이 없었다는 평가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월세가 정상’이라고 주장한 윤준병 의원을 겨냥해 “그렇게 자신 있으면 우리 당 윤희숙 의원과 TV 토론을 해보실 것을 제안한다”며 “누가 시장을 더 잘 알고, 누가 정책을 더 잘 아는 전문가인지 국민의 판단에 맡겨보자”고 했다.
윤희숙 경제혁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윤희숙 경제혁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윤 의원은 앞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며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고 매우 정상”이라며 “전세제도는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운명을 지닌 제도”라고 했다.

원 지사에 이에 대해 “제주에서는 월세가 아니라 1년치 연세(年貰)를 내는 관습이 있다”며 “원금이 죽기 때문에 제주도 사람들은 ‘죽어지는 세’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화약고 서울시에서 공무원 생황을 한 윤준병 의원이 이런 상황을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당장 전세로 사는 것과 월세를 내는 것의 이자 차이를 모른다는 고백”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완만하게 월세가 대세로 되어가는 것과 정부와 민주당이 무모한 배짱으로 밀어붙인 정책 때문에 전세 매물이 끊겨서 졸지에 월세로 강제로 넘어가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전세자금은 지원도 많지만 월세 지원은 있느냐”고 했다.

윤희숙 의원은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법 표결이 끝난 후 진행한 자유발언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전세가 이 법 때문에 빠르게 소멸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임대시장은 매우 복잡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면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임차인을 편들려고 임대인에게 불리하게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나가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가, 임대소득만으로 살아가는 고령 임대인에게는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그리고 수십억짜리 전세 사는 부자 임차인도 이렇게 같은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가, 이런 점들을 점검했을 것”이라고 여당을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