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시장들도 포함하면 시민 호응도 떨어질 것"
서울기록원 '역대 시장 컬렉션' 전시 검토…"요즘 사람은 빼고"
서울시 산하 서울기록원이 내년 특별전시로 역대 서울시장들에 대한 전시를 기획하면서 최근 시장들은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일 서울기록원에 따르면 기록원은 2021년 특별전시 주제 선정을 위한 기초 조사 계획을 세우고 그 주제를 '서울특별시장 컬렉션'으로 잡았다.

기록을 통해서 본 역대 서울시장과 선거, 지방자치제도의 역사와 서울 로컬리티 형성 등이 현재 단계에서 계획하는 전시의 세부 내용이다.

조영삼 서울기록원장은 "시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전시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역대 시장님들, 서울시 주요 정책, 행정 주요 문서를 매칭해서 보여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록원 측은 전시 주제를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전시 주제의 적절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더 좋은 주제가 부각되고 시에서 다른 전시가 필요하다고 하거나 시민들의 다른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전임자를 대상으로 할지 지금은 확실하게 말할 수 없고 콘텐츠를 봐야 한다"면서도 "전시라는 것은 좀 가까운(근래의) 사람을 놓고 하면 대중 호응도가 별로 높지 않아서 그런 부분은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서 과거 서울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영향을 끼친, 개발 시대의 김현옥 전 시장이랄지 이런 정도를 시민들이 재밌어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기록원은 내년 특별전시 주제를 '시정 개발 역사' 등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정하는 방안도 이미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특별전시 주제 선정 작업은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하던 때부터 진행한 것이다.

전시 주제가 시장 컬렉션으로 정해졌다 할지라도 여기에 박 전 시장이 '전임자'로 포함될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 급작스러운 주제 변경 검토는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서울시장'을 전시 주제로 다루는 것에 기록원이 부담을 느꼈기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기록원은 최근 박 전 시장 기록물을 아카이브로 만들어 성급하게 그의 업적을 기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조 원장은 "특별전시 주제 검토는 아카이브 등과 전혀 무관하다"며 "(조례에 정해진 전임 시장 관련) 기록물 이관은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 있는 서울기록원은 서울시의 기록물 관리 전문기관이다.

박 전 시장 재임 중이던 2014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2016년 공사에 착수, 총 498억원을 들여 2019년 5월 개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