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 시 범죄인 인도절차 협조 가능"…뉴질랜드 대사 불러 설명
"언론 통한 문제제기 바람직하지 않아…정상통화서 언급에 당혹
정부, 성추행 의혹 외교관 귀국 지시…"수사 협조하겠다"(종합2보)

외교부가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인 직원을 대상으로 성추행 의혹을 받는 외교관에게 3일 귀국을 지시했다.

뉴질랜드 정부가 요청하는 당사자 조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정부는 정당한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공식 사법절차에 따라 뉴질랜드에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날짜로 외교관 A씨에 대해서 오늘 즉각 귀임 발령을 냈다"며 "여러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한 인사 조치"라고 밝혔다.

고위당국자는 "뉴질랜드 측이 제기하는 문제의 올바른 해결 방식은 공식적인 사법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뉴질랜드 측이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형사 사법 공조와 범죄인 인도 등의 절차에 따라서 우리는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뉴질랜드 정부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피해자의 진술도 변하고 당사자 주장도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정식 사법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게 정도"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를 불러 이 같은 정부 방침을 설명했다.

터너 대사는 이번 사안에 대한 뉴질랜드 정부 입장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만 말했다.

한국 외교관 A씨는 2017년 12월 주뉴질랜드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현지인 남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뉴질랜드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2018년 2월 임기를 마치고 뉴질랜드를 떠났으며, 현재 필리핀에서 근무하고 있다.

뉴질랜드 사법당국은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한국 정부에 주뉴질랜드대사관의 폐쇄회로(CC)TV 영상 제공과 현장 조사 등 수사 협조를 요청했으며, 정부가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한 불만을 표출해 왔다.

그러나 외교부는 주뉴질랜드대사관이나 현재 공관 직원들에 대한 특권 면제를 포기하지 않는 전제하에 서면 인터뷰나 자료 제출 등을 통해 협조할 의사를 뉴질랜드 정부에 제안했으나 뉴질랜드가 거부했다며, 이 같은 협조 방안을 이날 터너 대사에 다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고위당국자는 "A씨 개인에 대한 (면책)특권 문제와 뉴질랜드에 있는 한국 대사관 직원의 특권 문제는 분리돼야 한다"며 "외교부가 A씨 개인에 대한 특권 면제를 주장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진정 방법을 피해자에 안내한 게 외교부라며 외교부가 피해자 지원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외교부는 뉴질랜드 측이 양국 간 외교로 풀 수 있는 사안을 언론을 통해 공개 제기한 것도 지적했다.

현재 양국 간에는 형사사법공조조약과 범죄인인도조약 등 공식적인 사법공조 절차가 있지만, 뉴질랜드는 아직 이에 따른 수사 협조를 요청하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가 협조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조약에 따라 A씨에 대한 범죄인인도 요청을 하면 정부는 조약 규정과 국내법 등에 입각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고위당국자는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전달할 것"이라며 "양국 정상 통화에서 갑자기 문제를 제기한 것도 외교 관례상으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외교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측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간 정상통화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A씨가 최단기간 내에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징계를 한번 받았기 때문에 다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는 않을 방침이지만,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 조사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외교부는 또 올해 초 A씨와 피해자 간 중재 협의가 있었지만, "조건을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성추행 의혹 외교관 귀국 지시…"수사 협조하겠다"(종합2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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