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임대차 3법의 개정 이후 전세 물량이 급속 감소한 가운데 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부동산 임대차 3법의 개정 이후 전세 물량이 급속 감소한 가운데 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여권이 추진한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수도권에서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임대차 3법은 임대인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이지만 오히려 임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3일 친여 성향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맘카페 등에는 집주인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해결책을 묻는 세입자들의 사연이 쏟아져나왔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겠다거나, 자신이나 가족이 직접 거주할 예정이니 나가달라고 통보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당장 전셋집에서 나가야 하는 네티즌들은 크게 오른 전세 가격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전세 매물 자체도 희귀해졌다는 호소가 뒤따랐다.

한 네티즌은 "현재 전세 3억 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전세 인상은 각오했었지만 집주인이 반전세를 요구하고 있다. (임대차 3법에 의하면) 2년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지만 여차하면 집주인이 직접 살겠다며 집을 비워달라고 할 기세라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외에도 네티즌은 "(임대차 3법이)결국 모두가 월세를 살아야 하는 구조를 만들어 놨다" "누구를 위한 법이냐" "졸지에 경기도로 쫓겨나게 생겼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정부에 항의했다.

특히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은 더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윤준병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 전세 제도 소멸을 아쉬워하는 이들의 의식 수준이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윤준병 의원 페이스북에 찾아가 "월세 살아 봤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집주인들이 임대차 3법 시행 전에 전세 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거나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면서 전세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9㎡(전용면적)는 지난달 21일 보증금 7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두 달 전인 5월 16일 6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9000만원이나 가격이 올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