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일본식 지명 정비·일본식 이름 명의 재산 청산 추진
'무학산·영천강·옥녀봉' 경남 일본식 지명 바로잡는다
경남도는 창원 무학산, 진주 영천강, 거제 옥녀봉 등 도내 일본식으로 의심되는 지명들을 바로잡고 일본식 이름으로 된 재산을 청산하거나 정비한다고 28일 밝혔다.

도는 국토지리정보원이 실시한 경상권역 지명조사사업에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졌거나 왜곡하기 위해 변경된 일본식 지명은 도내에서 14건이라고 전했다.

창원 무학산·정병산·마금산, 진주 영천강·정촌, 사천 선창·구룡산·봉대산·서택저수지다.

거제 옥녀봉, 양산 소석, 창녕 현창, 고성 신촌, 함양 기백산 등이다.

이 중 사천 봉대산(峰臺山)은 지난해 안점산(鞍岾山)으로 변경을 완료했다.

도는 무학산(일제강점기 이전 두척산 또는 두척산봉산), 정병산(전단산), 마금산(철마봉), 영천강(영선천) 등은 일제강점기 이전의 지명 한자를 왜곡했거나 단순화, 오기 등으로 일본식 지명으로 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최근 일본인 서택효삼랑(西澤孝三郞)의 이름을 딴 사천시 용현면 서택저수지 명칭 정비를 요청하기도 했다.

도는 이러한 13건의 일본식 지명과 관련해 문헌조사와 전문가 자문, 주민의견 청취 등을 거친다.

이어 시·군지명위원회와 경남도 지명위원회,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심의 후 올해 말까지 지명을 변경·고시하는 방법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또는 일본식 이름의 명의 재산을 전부 조사해 올해 말까지 바로잡을 계획이다.

우선 행정기관이 관리하는 일본식 이름의 공적 장부와 지명을 올해부터 시·군과 함께 전수 조사한다.

조사에서 확인된 일본인 명의 부동산은 국고로 귀속하고 일본식 지명은 우리 지명으로 바로잡는다.

명의자가 일본식 성명 강요 등 4자 이상의 일본식 이름으로 된 공적 장부는 현재 1만6천822건으로 파악했다.

토지가 1만4천755건이고, 건축물은 2천67건이다.

도는 한자로 기재된 옛날 대장과 등기부상 소유권 연혁을 조사해 일본인 부동산과 일본식 이름으로 바뀐 한국인 명의 재산으로 구분한 뒤 일본인 명의 부동산으로 확인되면 조달청에 통지해 국가귀속 조치할 예정이다.

땅 소유자가 일제시대 일본식 이름으로 바꾼 경우는 내달 5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 특별조치법 등을 활용해 후손들이 상속 등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도는 공간정보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해 일본인 명의 토지 위치, 공공용지 여부, 토지이용 현황 등을 조사해 국유화 대상 토지를 신속하게 파악할 방침이다.

윤인국 도 도시교통국장은 "광복 75주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행정 내부와 우리 주변에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일본인 재산은 반드시 국가로 귀속하고, 일본식 지명은 정비해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