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한국판 뉴딜’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펀드에 투자 시 분리과세 혜택을 주면서 투자금액 3억원 미만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는 5%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3일 나온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광재 민주당 K뉴딜위원회 디지털분과위원장은 26일 “공모 인프라펀드에 줬던 혜택(3억원 미만 세율 5%·분리과세) 정도는 최소한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다음달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한국판 뉴딜 관련 공모 인프라펀드에 ‘1억원 분리과세’ 방침을 정했다. 연 5000만원 초과 시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산정 때 공모 인프라펀드 투자액 1억원 미만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은 합산하지 않기로 했다. 여당은 분리과세뿐 아니라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모 인프라펀드로 벌어들이는 배당소득 전체를 분리과세하면서 최소 3억원 미만에서 나오는 배당소득에는 현재 14%인 세율을 5%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위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기업에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고 국민도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與 "민간펀드 투자 유도, 정부안으론 부족
이광재, 내달 초 法개정안 제출

미국 에퀴닉스는 세계에서 200여 개 데이터센터를 운영·임대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다. 에퀴닉스는 지난해 서울 상암동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며 한국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650억달러(약 78조원)에 이른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보다도 시가총액 규모가 크다.

[단독] 與 "K뉴딜 민간펀드에 稅혜택"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형 뉴딜’ 사업에 민간 자본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한국판 에퀴닉스’ 펀드 조성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오고 있다. 에퀴닉스와 같은 리츠는 물론 공모 인프라펀드, 시민펀드 등 다양한 모델이 거론된다.

이광재 민주당 K뉴딜위원회 디지털분과위원장은 26일 “5G(5세대)망, 데이터센터, 스마트 산업단지 등 한국판 뉴딜에 포함된 다양한 프로젝트가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한국판 뉴딜을 계기로 디지털 강국인 한국에서도 에퀴닉스처럼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 위원장은 “한국판 뉴딜은 국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공익성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보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 역시 “한국판 뉴딜에 민간 자본이 들어가도록 하면 뉴딜 성공은 물론 과잉 유동성을 해소해 부동산 시장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등 한국판 뉴딜에 기여하는 민간 투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자는 데 민주당 내 공감대가 높은 상황이다. 이 의원은 전북 군산이 시민펀드를 통해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추진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군산시는 지난해 7%의 수익률을 약속하며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해 시민들로부터 3000억원의 자금을 공모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이 위원장은 이르면 다음달 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한국판 뉴딜 민간 펀드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