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바이오 → IT로 증시 주도주 '선수 교체' 주목
다시 삼성전자 사는 외국인…이달 1조원 순매수해 코스피 1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줄기차게 팔아치우던 외국인이 최근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증시 주도주가 비대면 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으로 교체될지 주목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금액은 1조653억원에 달했다.

업종별로 살펴봐도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등 IT 대형주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1조2천113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앞서 외국인은 올해 1∼5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식을 7조1천50억원어치나 팔아치우며 기록적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순매도 규모 2위인 SK하이닉스(1조9천407억원)를 3배 넘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6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를 4천38억원어치 사들이며 가장 많이 순매수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사자'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외국인 수요가 몰렸던 종목들에서는 차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바이오팜으로, 순매도 금액은 8천351억원으로 집계됐다.

5천279억원어치 순매도가 나온 네이버가 그 뒤를 이었다.

그 외 삼성바이오로직스(2천699억원), 엔씨소프트(1천736억원), 카카오(1천605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비대면·바이오 산업 관련 종목에서 반도체 대형주로 외국인 수급이 옮겨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유입되고 있다.

지난 21일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0.9%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4%)을 밑돌았다.

국내 비대면 산업 대표 종목인 네이버(44.8%)·카카오(105.9%)의 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올해 삼성전자의 수익률은 그야말로 초라한 수준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 및 수급 개선 전망을 고려할 때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오히려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이익 기여도가 큰 반도체와 모바일(IM) 사업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 대금은 27조원, 반도체 누적 순매도 대금은 10조원 규모로 집계됐다"면서 "만약 이 상황에서 외국인 수급 공백이 채워진다면 향후 수혜 섹터는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경우 외국인과는 반대로 줄기차게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국내 개인 투자자들 역시 빛을 보게 될 전망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8천361억원어치 팔아치워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