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20주년 기념식 영상축사엔 'DJ 넥타이' 매고 등장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4색 넥타이'를 착용했다.감색 바탕에 파란색, 분홍색, 노란색, 주황색이 차례로 사선으로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이 넥타이는 여야의 협치를 강조하고자 문 대통령이 직접 골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파란색은 민주당, 분홍색은 통합당, 노란색은 정의당, 주황색은 국민의당 상징색이다.청와대 관계자는 "여야가 하나로 똘똘 뭉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극복하자는 의지, 21대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회가 되기를 바라는 여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30여분간의 연설에서 '국회'라는 단어를 57차례나 사용하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앞서서도 넥타이를 통해 메시지에 선명성을 더한 바 있다.문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문 서명식 당시 착용한 'DJ 넥타이'를 매고서 20주년 기념식 영상축사를 녹화했다.2017년 9월 21일 미국 순방 당시에는 뉴욕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에 초록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등장했다이날은 마침 국회에서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표결이 있었던 날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상징색이 녹색이었다는 점에서 국민의당을 향한 구애의 의미가 담긴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연합뉴스
정의 "성범죄 피해 외면" 국민의당 "모순되는 말 거북"여야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에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더는 대립과 파행으로 시간을 허비할 틈이 없다"며 "지각 개원식으로 21대 국회의 출발이 늦어진 만큼 민생입법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부동산정책과 대북정책 실패, 잇따른 광역단체장의 성범죄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솔직담백한 사과를 기다렸는데 한마디도 없었다"며 "모든 것이 국회 탓, 야당 탓이라는 말로 들렸다"고 혹평했다.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개원 연설 3대 키워드는 자화자찬, 유체이탈, 책임 전가"라며 "지지율이 급락해 데드크로스를 맞이한 오늘 진솔하고 냉철한 반성은커녕 장밋빛 환상만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자체장에 의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남성 정치인들의 망언이 쏟아지는 상황을 외면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유감을 표명했다.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은 깊이 공감하지만, 집권 여당 측의 처신과는 모순이 되는 말이라 듣기에 거북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함께 급락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16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3~15일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전주 대비 4.6%포인트 하락한 44.1%(오차범위 ±2.5%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2주차(41.4%) 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한창이었다.여성과 30대에서 긍정평가가 큰 폭으로 줄었다. 여성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7.9%포인트 하락한 42.8%, 30대에선 13.9%포인트 떨어진 43.1%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6.0%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51.7%로 전주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부정평가가 앞선 것은 3월 2주차 조사(긍정 47.2%, 부정 49.1%) 후 18주 만에 처음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따지면 2월 4주차 이후 20주 만이다. 리얼미터는 “긍정·부정평가가 교차할 때는 통상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기간이 있는데, 이번에는 조정 기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청와대는 지지율 하락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지지율이 70% 선을 돌파해 고공행진을 하던 지난 5월에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다만 청와대 물밑에서는 최근 하락세를 엄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부동산 정책 실패 여론을 감안해 청와대가 비서진을 대상으로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정당 지지율 격차도 오차 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4.3%포인트 하락한 35.4%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주차 조사(35.3%) 후 최저치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민주당이 사실상 침묵하며 주 지지층인 여성과 30대의 이탈을 부채질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통합당은 전주 대비 1.4%포인트 오른 31.1%를 기록해 30%대를 회복했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온 것은 통합당 창당 이후 처음이다. 정의당은 5.8%, 국민의당 5.0%, 열린민주당은 4.7%로 조사됐다. 더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