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국회 개원 연설

"대결의 정치 청산하고
새로운 '협치의 시대' 열자
한국판 뉴딜 한걸음 떼
규제혁파에 힘 모아달라"

9번 고쳐쓴 연설문
'국회' 57번 '경제' 28번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병석 국회의장(뒤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21대 국회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병석 국회의장(뒤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21대 국회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국회의 가장 큰 실패도 ‘협치의 실패’로 규정했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고백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30분가량 이어진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롯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대와 협력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회 협력 없는 정책은 ‘반쪽’짜리
문 대통령은 연설 내내 국회가 ‘국민 통합’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에 의해 재발견된 대한민국을 반석에 제대로 올려놔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역량과 성숙한 시민의식은 놀랍고도 존경스럽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만들 소명이 21대 국회에 맡겨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위기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후속 입법조치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혁파하는 데 힘을 모아달라”며 “변화한 환경에 맞는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달라”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과 연결될 수 있는 지역 아이디어를 국회가 제안하면 전폭 지원하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이제 막 한걸음을 뗐다”며 “국회가 함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때 더 발전하고 완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관련 입법과 질병관리청 승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위한 국회 협조도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민생 입법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임대차 3법’을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반쪽짜리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 감독법, 대·중소기업 상생법, 유통산업발전법 등 공정경제와 상생을 위한 법안의 조속한 처리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4, 5월을 저점으로 6, 7월을 지나면서 경제회복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국회의 협조가 더해진다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9번 고쳐쓴 연설문…‘국회’와 ‘국민’ 강조
남북한 관계 개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 평화를 위한 발걸음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한반도 평화’의 불가역성을 국회가 담보해달라며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남북 정상회담 성과들의 ‘제도화’와 사상 최초의 ‘남북 국회 회담’도 21대 국회에서 꼭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는 국회(57번) 국민(39번) 경제(28번)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회의 역할과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한국판 뉴딜 등 4년차 국정계획을 언급하면서 ‘뉴딜’이 16번, ‘새로운’이 14번, ‘위기’와 ‘안전’이 각각 13번, 12번 쓰였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신임 국회의장단과 여야 지도부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개원과 개원 연설이 갑자기 잡히면서 어제 연설문을 완전히 새로 썼다”며 “한국판 뉴딜은 완성된 계획이 아니고 계속 발전시켜야 하는 만큼 국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5일에 맞춰 국회 개원 연설을 준비했다. 그간 달라지는 상황에 맞게 아홉 번에 걸쳐 연설문을 고쳐썼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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