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사직 상실 위기에서 벗어나 ‘공정·평화·복지’ 등 도정 핵심가치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2022년 대선 가도에도 힘을 얻게 됐다. 이는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지사의 허위사실 공표혐의에 대해 원심 파기환송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5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1심 재판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재판 준비로 도정에 전념할 수 없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지사의 1시간은 1370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재판 준비로 경제 활성화 등 시급한 도정 추진에 전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로 이 지사는 부담 없이 ‘공정·평화·복지’란 도정 핵심가치 정책 추진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상황을 예상한 것처럼 이 지사는 지난 1일 민선7기 후반기 경기도정 운영 계획을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이 지사의 민선7기 후반기 도정 계획은 ▲억울함이 없는 더 공정한 경기도 ▲평화 시대의 중심지 경기도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복지 경기도 ▲경제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경기도 ▲생활환경을 꼼꼼히 개선해 살기 좋은 경기도 등 5가지 추진 과제로 요약된다. 도는 ‘억울함 없는 더 공정한 경기도’를 위해 경기바다 프로젝트를 추진해 화성 제부도 등 도내 연안 바다를 도민과 관광객들의 휴식공간으로 되돌려 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한반도 평화협력을 위한 도 위상을 강화하고, 비무장지대(DMZ)를 명소화해 평화의 상징성을 높여 나가는 ‘평화 시대의 중심지 경기도’ 정책도 추진한다. 도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10년간 2조8173억원을 투자해 한강하구 생태·수산자원 남북공동 조사, 뱃길 복원 및 남북연결 보행 교량 건설 등 4개 분야 15개 사업에 대해 남북관계 진전 사업 등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경기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해 전국민의 100만원 재난지원금 지원의 시작이 됐던 경기도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복지+ 경기도’ 정책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내년에 맞춤형 금융복지서비스 제공 전담기관인 ‘경기서민금융재단(가칭)’를 설립해 경기도형 소액금융 지원 등으로 서민들의 삶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기본소득에 관한 법률 등 제도화 기반도 마련해 ‘경제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경기도’ 정책을 정착시키기로 했다. 또 중소상공인을 위해 실패기업의 경험에 투자하는 재기펀드 2탄으로 100억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고용 확대 기업에 지원 자금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편리한 교통, 사람 중심의 도시공간, 깨끗한 환경, 안전한 생활 정책도 추진해 ‘생활환경 개선으로 살기 좋은 경기도’를 실현할 방침이다. 대법원 판결로 이 지사의 대권행보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 지사는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신천지 과천본부에 대한 강제조사 행정명령을 발동해 종교시설의 예배방식 등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했다. 이어 3월에는 경기재난기본소득을 선제적 지급해 정부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1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등의 아젠다를 선점하기도 했다. 굵직한 의제들을 선점하면서 이 지사는 민주당 이낙연 후보에 이어 대선주자 선호도 2위에 올라있다. 이 지사는 최근에는 일부 청와대 참모들과 여야 국회의원들의 다주택 소유자 문제가 불거지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고위공무원의 공정한 공무 수행을 위해 임기 동안 공직자의 재산을 은행 등에 맡겨 권리 행사를 중지하자는 것이다. 국토보유세 신설, 토지배당 지급 등 ‘토지정책 3종 세트’ 도입을 주장한 상태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의 글을 올려 “불공정, 불합리, 불평등에서 생기는 이익과 불로소득이 권력이자 계급이 되어 버린 이 사회를 바꾸지 않고서는 그 어떤 희망도 없다”며 공정사회를 강조했다.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로 이재명 지사는 도지자직을 유지하게 됐다.대법원은 16일 오후 2시 TV와 유튜브를 통해 선고를 생중계했다. 광역단체장 재판에 대한 결과를 생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진중권 전 교수는 "2심 판결이 이상하다 그랬잖아요"라며 "그렇다고 이재명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사안이 그렇다는 얘기일 뿐"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그간 수차례 정치적 위기를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최근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2위를 달리고 있다.이재명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2018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경선에서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과 경쟁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혜경궁 김씨 의혹'이 불거져 친문 진영 공세를 받았다.또 배우 김부선 씨와의 불륜 의혹, 조폭 연루설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직접 신체검사를 받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보여준 행정력으로 이를 정면돌파했다. 이제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후보군으로 올라섰다.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가 그야말로 낭떠러지에서 살아남았다. 각종 논란 속에서도 정치적 행보를 이어온 이재명 지사는 이제 명실상부한 여권 대선주자가 됐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대법원은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된 토론회 발언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이 잘못됐다고 봤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판단한 원심을 받아들였다.성남에서 인권변호사 활동과 함께 시민단체 생활을 이어오던 이재명 지사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에 입장하며 정계에 발을 들인다. 성남시장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미래통합당 전신)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대선 경선 과정에선 'DY(정동영)계'로 활동했다.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 공동대표를 맡았다. 당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박스 떼기' 논란에 휩싸이며 손학규 캠프의 정봉주 전 의원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2010년 지방선거에선 전임자였던 한나라당 소속 이대엽 시장이 3222억의 호화 시청사를 짓는 논란을 일으키는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51.2%의 득표율을 얻어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시장이 된 직후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하기도 했다.이재명 지사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청년 배당, 시립 의료원 건설,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건설 추진 등의 정책 행보를 보이면서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특히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개혁을 둘러싸곤 광화문에서 단식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이끌고 있었는데 직접 단식 현장을 방문하며 이재명 지사의 정치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2017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날을 세우며 '비문' 인사로 낙인 찍혔다. 선거 슬로건으로 '대동세상(大同世上·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내걸었던 이재명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됐다.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벼랑 끝에 섰던 이재명 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을 통해 정치적으로 그야말로 기사회생했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