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장맛비가 내리는 13일 아들 박주신 씨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모여 故 박원순 시장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유해는 이후 고인이 9년간 몸담았던 서울시청으로 옮겨져 노제를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국면으로 인해 온라인 영결식으로 대체됐습니다. 영결식을 마친 후 고인의 유해는 화장한 뒤 고향인 경남 창녕의 선영에 묻힐 예정입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 의혹' 문제를 공개 지적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는 배현진 미래통합당 의원(사진)은 13일 "아직 박주신 씨의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며 재차 반박에 나섰다.배현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8년이 긴 시간인 데다 헷갈려 하시니 간단히 정리해드리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배현진 의원은 "첫째, 2014년 박원순 시장은 아들에 대한 병역 비리 의혹 제기가 자신을 낙선시키기 위함이라며 문제 제기한 분들을 상대로 공직선거법 위반 형사고발을 했다"라면서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 2심 재판부는 국제사법공조를 통해 영국에 체류 중인 박주신 씨에게 여러번 증인 소환장을 보냈다. 그러나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그는 "둘째, 2015년 시민 1000여 명이 제기한 박주신 씨에 대한 병역법 위반 고발 건도 현재 서울고등검찰에 항고 돼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대체 뭐가 끝났다고들 하시는가"라고 했다.그는 또 "억울하다면 당당하게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라. 이를 통해 본인과 부친의 명예를 되찾으면 된다"고 강조했다.배현진 의원은 앞선 11일 "(박주신 씨는) 장례 뒤 미뤄둔 숙제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 '병역 비리 의혹'에 관한 2심 재판이 1년 넘게 중단돼 있다"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그러자 사실관계가 틀렸다며 여권 비판이 쏟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동참했다.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12일 배현진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어디서 꺼리도 안 되는 것을 주워와서 그것도 부친상 중인 사람을 때려대니 도대체 머리에는 우동을 넣고 다니는가. 야당이라고 하나 있는 게 늘 옆에서 똥볼이나 차고앉았다"고 비판했다.그는 또 "음모론자들이 온갖 트집을 다 잡는 바람에 연세대에서 공개적으로 검증까지 했다"며 "박주신 씨 병역 비리 의혹은 이미 깨끗이 끝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송갑석 민주당 대변인 역시 같은날 서면 논평을 통해 "(배현진 의원의 발언은) 시작부터 끝까지 틀렸다"라면서 "배현진 의원이 거론한 2심 재판은 존재하지 않는다. 박주신 씨의 병역법 위반 혐의는 2013년 무혐의 처분 됐다"고 반박했다.이에 배현진 의원은 진중권 전 교수를 향해 이날 "'내 친구 조국' 이후 분열적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 겪고 계신 진중권 전 교수님에게는 깊은 안타까움을 전한다"면서 "한때 창발적 논객이셨는데 최근 '삶은 소대가리' 식의 막말 혹은 똥만 찾으시니 그저 안타깝다. 많이 힘든가"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의 변호인이 곧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일부 여권 인사나 지지자들 중심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가 아닌 다른 사망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피해자가 입장 발표를 통해 이를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여성의 변호를 맡고 있는 A변호사는 13일 중앙일보에 "박원순 시장 장례식이 끝나고 나면 피해자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장례식이 끝나면) 곧 보도자료가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A변호사는 최근 SNS에 "머리가 너무 아프다는 그녀(피해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두통약 2알을 건네준 게 전부였다. 마음이 아프다"는 글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원순 시장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에 대해서도 "꽃이 때로는 슬픔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위로이나 누군가에게는 비수"라며 "조화가 피해자에게 주는 메시지도 고려하는 게 대통령의 자리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시장이 숨진 10일 오후 11시경에는 "5일 후에 말할 것이다. 그때까지 방해 말라"는 내용의 영문 게시물((I'll tell you in five days. please don't disturb me until then)을 올리기도 했다. 13일 오전 현재 해당 게시물들은 모두 내려진 상태다. 박원순 시장의 영결식은 13일 오전 8시30분부터 서울시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 영결식이 열리기 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운구가 시청으로 이동하는 내내 일부 지지자들은 "우리는 흠결 하나만 있어도 안 되느냐. 저쪽은 (흠결이) 100개, 1000개 있다"며 "고소장이 가짜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또 박원순 시장 밑에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분의 피해를 기정사실화하고, 그것이 '박원순 시장이 가해자'라고 하는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자 명예훼손에도 해당할 수 있는 얘기"라고 주장했다.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온라인 영결식'을 통해 시민 곁을 떠났다.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위원회는 13일 오전 비가 뿌리는 가운데 서울시청 청사에서 영결식을 진행했다.지지자들 오열…"우리는 흠결 있으면 안 되나"앞서 박원순 시장의 운구는 같은날 오전 7시17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출발했다.7시48분쯤 박원순 시장의 운구가 시청광장에 도착했다. 박원순 시장의 운구가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우산도 내팽개치고 오열했다. 운구 차량이 입구를 헷갈려 서울시청을 한 바퀴 더 도는 해프닝도 있었다. 일부 지지자는 시청사로 들어가는 박원순 시장 운구를 향해 "시장님 좋은 곳으로 가십시오" "편히 쉬십시오" 같은 말부터 "그렇게 가면 안 되지, 죄 지은 사람이 더 많아" "우리(진보 진영)는 흠결이 하나도 있으면 안 되는가" 등의 원망 섞인 말로 울부짖기도 했다.선거 슬로건과 함께 시민 곁 떠난 故 박원순영결식은 △영현봉송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묵념 △추모 영상 상영 △추모곡 연주 △공동장례위원장(백낙청·이해찬·서정협) 조사 △시민사회 대표 조사 △헌화 △유족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영결식 진행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스크린에는 박원순 시장 사진과 함께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라는 표어가 걸렸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3선 도전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며 내건 슬로건이기도 하다.이날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낙연 의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원순 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 등 유가족도 자리를 지켰다. 당초 노제가 예정됐으나 박원순 시장 장례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소규모 영결식으로 대체했다."지금은 애도의 시간…역사적 평가는 이후에"공동장례위원장인 이해찬 대표는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같이 살아왔다.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게 (숨지기) 바로 하루 전날이었다"면서 "장례위원장으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에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밝혔다.추도사를 통해 박원순 시장이 휩싸인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평가는 애도 이후에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다. 애도가 성찰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성찰은 무엇보다 자기 성찰로 시작된다"면서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국민으로서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유족 인사에는 유족을 대표해 박원순 시장의 장녀 박다인 씨가 나섰다. 그는 "시민들의 끝없는 진심 어린 조문에 아버지가 '오세요 시민 여러분. 나에게는 시민이 최고의 시장입니다'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박원순 시장 장례위는 약 한시간가량의 영결식을 마친 뒤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했다. 서울추모공원에서 박원순 시장 화장을 진행한 후 고향인 경남 창녕 선영으로 향한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