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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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한 네티즌 글이 논란을 낳고 있다.

여권 지지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 이용자는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요. 그를 향해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건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서 "피해 여성은 관노가 아니다"라며 "친문과 그 지지자들이 국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노골적일 정도로 정직하게 보여준다. 한마디로 친문의 눈에는 국민이 노비로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것도 비판했다.

그는 "시민들 사이에서 보편적 동의를 얻어내기 어려웠다"며 "(여권이) 힘만 믿고 무리하게 밀어붙였으니"라고 주장했다.

하루 전 올린 글에서는 성추행 혐의 피소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시장에게 '공과론'을 적용해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공이 7이고 과가 3이라는 의견은 박정희·전두환을 옹호하던 이들이 펴던 논리"라며 "(피해자가 있는) 이 사안에는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분(박 시장)이 우리 사회에 업적이 매우 크다고 보지만 그런 소리는 피해자 앞에서 할 소리는 못 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권력자의 성추문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박 시장이 역할을 해주리라 믿었다면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마지막 사람이라 충격이 컸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