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선엽 장군.
고 백선엽 장군.
별세한 백선엽 장군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 민주당은 관련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생전 친일행적을 문제삼으면서다.

백 장군은 전날 오후 11시4분께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20년 평남 강서에서 출생한 백 장군은 6·25전쟁 때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하며 6·25 전쟁영웅으로 추앙 받았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이력으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도 이름이 올랐다.

미래통합당은 백선엽 장군에 대해 "백 장군의 인생은 대한민국을 지켜온 역사 그 자체였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위대한 삶이었다"고 논평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살아있는 6·25 전쟁 영웅, 살아있는 전설,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들이 가장 존경하는 군인. 백 장군을 지칭하는 그 어떤 이름들로도 감사함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단지 사라질 뿐'이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늘 나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했던 삶과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도 했다. 백 장군의 친일 행적과 관련한 현충원 안장 논란을 의식한 듯 "대한민국을 지켜낸 전설을, 이 시대는 지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백 장군이 별세한 데 대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 고인이 6·25 전쟁에서 세운 공은 부정할 수 없지만, 과거 친일 행적도 분명하다는 점에 따른 것이다. 당 관계자는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며 "별세에 대해 당이 입장을 내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백 장군에 대해 애도성명을 냈다. 그는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며 "주한미군을 대표해 백 장군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어린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고 전했다.

또 "백 장군은 종종 주한미군을 방문해 한국전쟁과 군인으로서의 그의 경험을 이야기했다"면서 "백 장군은 오늘날 한미동맹을 구체화하는데 믿을 수 없는 공헌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6·25전쟁 당시 군인으로 복무하고,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으로 육군참모총장까지 지낸 백 장군은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