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의원모임 "몸 아프다"며 취소…박원순계 '비상'
박원순 실종에 민주 패닉…"어제까지 괜찮았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종 상태가 길어지면서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충격과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9일 오후 6시 무렵 박 시장의 실종 보도가 나온 이후 오후 11시 40분 현재까지도 신변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민주당은 만일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오후 10시 30분께 다음 날 아침 예정돼 있던 부동산 관련 당정 협의 일정을 취소한다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부동산 대책 발표는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

원내 관계자는 "박 시장 실종 사태가 진행 중인데 당이 당정 협의에 참여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8·2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다음날 예정됐던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부는 박 시장의 신변과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당 관계자는 "경찰의 공식 조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졌는데 신변에 이상이 없다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특히 전날까지도 박 시장이 일상적인 시정 활동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박 시장의 실종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시장은 전날 오후 본인의 요청으로 국회에 와서 이해찬 대표와 면담을 갖고 서울시 주택 대책 등을 논의했다.

또 저녁에는 민선 5기, 6기 구청장 출신들과 친목 모임을 했다고 한다.

전날 저녁 자리를 함께한 의원은 "어제까지만 해도 자리가 화기애애하고 이상한 낌새가 없었다"며 "어젯밤 이후로 뭔가 상황이 달라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시장과 가까운 '박원순계' 의원들은 두세명씩 모여 걱정 속에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과 일부 의원들은 이날 아침에 모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박 시장이 몸이 아프다고 해 모임을 취소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박 시장이 단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모임을 취소했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도 박 시장의 현재 상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의 박 시장 '미투 의혹' 보도에 대해서도 "금시초문"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오전 박 시장 사태와 관련한 대응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