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의회…여성의원 병원행
기초의회 의장 선출 과정서 몸싸움 '난장판'…구급차까지 출동
부산 사하구의회 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여야 구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였고 결국 여성 의원들이 119에 실려 가는 일이 발생했다.

8일 부산사하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 30분께 의장 선출 투표를 위해 본회의장에 진입하려던 미래통합당 소속 구의원과 농성을 하며 회의장 진입을 막는 민주당 의원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큰 몸싸움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의원들 사이에 끼어 있던 더불어민주당 박정순 의원이 실신해 119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미래통합당 김민경 의원도 통증을 호소해 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김 의원이 돌아와 본회의가 개의했고 민주당 김기복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

의장선거를 두고 구의원들이 한밤 몸싸움을 벌인 이유는 이렇다.

사하구는 민주당 의원 8명, 통합당 의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론으로 박정순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하기로 했으나 지난 본회의에서 같은 당 김기복 의원이 야당표를 업고 7표로 최다 득표를 했다.

김 의원은 당시 과반을 얻지 못해 의장으로 선출되지는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기복 의원이 이에 불복하고 통합당과 결탁해 독단으로 의장 후보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틀간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펼치며 의장선거 재표결을 저지하려 했고 결국 몸싸움이 벌어져 구급차까지 출동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하구의회뿐만 아니라 진구, 연제구, 사상구, 기장군, 해운대구의회 등 부산 기초의회 곳곳에서 의장 선출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갈등을 겪고 있는 기초의회 대부분이 민주당과 통합당 의석수가 비슷한 곳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최근 열린 시당 윤리심판원 결과에 당론을 따르지 않고 상대 당 후보와 야합을 했다며 부산지역 기초의원 7명을 제명한 바 있다.

이런 기초의회의 상식 밖의 행동은 스스로 무용론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구의원은 "2년 뒤 선거를 앞두고 의장, 위원장 같은 직함을 달고 있어야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반기 원구성에 잡음이 더 많이 있다"며 "전반기 실적에 따라 감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야가 나눠 먹기 식으로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